5억5천만달러 투자 생산라인 교체

포드 자동차가 대형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로 승부할 계획임을 밝혔다.

빌 포드 회장은 6일 미시간주 트럭 생산공장 가운데 하나를 기존 소형차 브랜드인 `포커스'를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뉴 포커스' 생산라인으로 전면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포드는 총 5억5천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생산라인 변형작업이 완료되면 1년에 200만대 이상의 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환경론자로 알려진 포드 회장의 뜻에 따라 100% 전기동력을 사용하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이번 발표에 포함됐다.

이 전기차는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으면서 100마일(16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을 것으로 포드측은 기대했다.

포드차가 소형차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향후 휘발유값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고유가 시대가 다시 도래하게되면 미국 차시장의 활로는 소형차 개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포드 회장은 앞서 미국의 고질적인 자동차 의존문화를 타개하고 휘발유 가격의 안정을 위해 휘발유에 부과되는 소비세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휘발유값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발표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장에서 휘발유값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앨런 멀럴리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차업계는 그동안 큰 트럭이나 SUV 생산에 주력해 왔고 소형차는 거의 만들지 않아왔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미국 소비자들이 보다 작은 차를 타야할 필요가 있다는 데 우리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번도 이익을 내본 적이 없는 소형차 대량 생산 계획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포드의 `포커스'는 미국 시장에서 1년에 10억달러 상당의 손실을 봐 왔다.

경쟁업체인 일본의 소형차들 보다 미국 소형차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팽배해 있는 것도 난관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포커스'는 미국 시장에서 1만7천달러에 책정돼 있지만, 독일에서 생산되는 풀 옵션 포커스는 3만달러대다.

포드측은 수익안정성을 위해 `뉴 포커스'의 가격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 소비자들의 포드 소형차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게 되면 가격을 높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가격대는 밝히지 않았다.

포드는 오는 2012년말까지 추가로 6개의 신형 소형차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