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GM대우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할인 프로그램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차 업체들은 정부의 노후차 감세 혜택 조치가 이달 개시되면서 4월에 누적됐던 대기 수요가 상당 부분 신차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추가 할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는 노후차 세금 감면과는 별도로 2003년 5월 말 이전 등록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에게 20만~50만원을 할인해 주기로 했다. 다자녀 가구와 기아차 재구매 고객에는 10만~3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기아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구매예약하고 2~6개월 내 출고하면 10만원을 할인해주는 조건도 새로 내걸었다.

GM대우는 1999년 12월31일 이전 등록된 노후차를 보유한 소비자가 사전등록 이벤트에 응모한 후 이달 말까지 차량을 사면 20만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정부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는 4년 이상 지난 차량에 대해선 최고 4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다만 대형차 베리타스 구매고객에게 지난달까지 500만원을 깎아줬지만,이달부터는 정상 가격을 받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2003년 12월31일 이전 등록 차량에 대해 20만~50만원씩 깎아준다. 연 6.9%의 저리(37~72개월) 할부조건도 추가했다. 하지만 SM3와 SM5,SM7 등 승용차종의 기본 할인폭을 전달 80만원에서 이달 60만원으로 20만원씩 낮췄다.

쌍용차는 렉스턴 250만원,로디우스 200만원,액티언 100만원 등 할인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큰 폭의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개 완성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41만8506대로,작년 동기(49만4080대)보다 15.2% 감소했다.

내수는 9만3836대에 머물며 전년 동기(-14.7%)는 물론 전달(-1.0%)보다도 줄었다. 현대차 판매가 지난달 4만73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줄었지만,기아차는 2만9010대로 같은 기간 5.8% 증가,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해외 판매 역시 총 32만46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현대차는 중국 등 일부 지역의 판매 호조로 수출 감소폭이 4.9%에 머물렀지만,기아차(-10.3%) 등 나머지 업체들은 두 자릿수의 감소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에는 세금감면 조치가 본격 시행되기 때문에 내수 감소폭이 둔화되거나 증가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이상열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