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백화점 안에 재고(이월) 의류를 상시 할인판매하는 아울렛형 매장이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재고상품 전문 매장인 '핫존'(Hot-Zone)을 부산 센텀시티점을 제외한 전국 6개 점포에 설치 · 운영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핫존은 20~40㎡ 규모로 충무로 본점 3층과 6층,강남점 3층과 4층 등에 총 9개가 마련됐다.

핫존은 주로 의류 브랜드가 매출부진으로 빠진 자리에 들어서,기존 층별 행사장이나 에스컬레이터 근처의 여유공간의 기획상품 판매와는 구분된다. 브랜드별로 3~7일 간격으로 번갈아 운영하며,백화점 바이어와 협력업체들이 사전에 협의해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상품 할인율도 아울렛 수준이다. 층별 행사장에서 파는 상품이 일반적으로 25~5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하지만 핫존에서는 정상가 대비 50~80% 할인해 판다. 현재 본점 3층 핫존은 여성캐주얼 '모드아이'와 '피에르가르뎅'의 재킷 · 바지 등을 5만9000~7만9000원,6층 핫존은 '갤럭시'와 '마에스트로''까르뜨 블랑슈' 등의 남성 재킷과 점퍼를 5만9000~9만9000원에 판다. 모두 1~2년 전에 만들어진 이월상품이긴 하지만 정상가보다 50~70% 싸다.

핫존은 의류 부문의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이 값싸고 질 좋은 유명 브랜드 상품을 백화점에서 사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매출을 높이는 동시에 협력업체들의 재고 소진을 돕기 위한 것이다. 박병준 신세계 선진MD(상품구성)팀장은 "본점의 핫존 매출이 종전에 있던 의류 매장보다 세 배 이상 높을 만큼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 핫존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