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물 건너온 외국계 기업이라는 것 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두 회사는 올해로 각각 한국 진출 15년과 21년을 맞았다. 때로는 반미(反美)정서 때문에 소비자에게 외면 당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2009년 현재 아웃백은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1위, 맥도날드는 외국계 패스트푸드 업체 중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회사에게 대체 어떤 공통점이 있길래 한국 토종 기업들을 밀어내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을까.

답은 아웃백과 맥도날드에 가면 '잇(it) 제품'이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외국계 기업으로서 한국에 뿌리 내리기 위해 '현지화 마케팅'을 철저히 실행했다. 다른 대륙에 가면 없지만 아시아 국가인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토종 메뉴'를 만든 것이다.


아웃백은 한국식 갈비 양념이나 떡갈비, 김치볶음밥 등 한국적인 맛을 살린 재료와 조리법을 적극 활용, 한국 고객들의 입맛을 공략해 왔다. 이 회사의 한국 본사에는 한국에서만 특화된 메뉴를 개발하는 전담팀이 있을 정도다.

'카카두 그릴러'와 '카카두 갈비'는 한국식 갈비 양념으로 조리해 그릴에 살짝 볶거나 석쇠에 구워 제공되는 쇠고기 요리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낯설어 하는 중장년층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게 아웃백의 설명이다.

닭 가슴살과 새우를 얹은 매콤한 김치볶음밥인 '스파이시 치킨 & 쉬림프 라이스'와 전통 한국식 조리법으로 만든 '떡갈비 스테이크'는 한국식 풍미를 느끼게 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꾸준히 찾고 있는 메뉴다.


맥도날드도 1988년 한국 진출 이래 한국 고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선보여 왔다. 타 외국계 패스트푸트 업체는 전 세계에서 동일한 제품만을 제공하는 데 반해, 맥도날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맛을 가진 음식을 제공하면서도 추가로 '한국인만을 위한' 제품을 따로 제공해 왔다.

한국 대표 음식인 불고기를 넣어 만든 '불고기버거',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맛을 살린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 웰빙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을 위한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버거' 등이 그 예다. 녹차를 좋아하는 한국인을 위한 음료 '맥플러리 그린티'도 출시 이래 꾸준히 팔리고 있는 메뉴다.

'크레이지 핫 치킨 폴더', '오곡쉐이크', '검은콩·미숫가루 쉐이크', '삼각파이' 등도 한 때 한국인 입맛을 공략해 판매된 바 있다.

이처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한국에 깊게 뿌리 내린 아웃백과 맥도날드는 2009년 현재 전국에 각각 100여개, 25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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