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올 1분기에 2383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순이익 6254억원보다는 61.9% 감소했지만 작년 4분기(439억원)보다는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1분기에 159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KB금융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은 건설 및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충당금 적립요인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685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012억원(42.2%) 줄었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4122억원(151%) 늘어났다.

이자부문 이익은 1조75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2%(3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분기보다는 오히려 14.8%(3033억원)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축소 영향이 컸다.

비이자부문 이익은 수수료 수익이 소폭 늘고 유가증권 이익이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23.1%(497억원) 증가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2.6%(382억원) 줄어든 2647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KB금융지주 주식 매각손 등 일회성 요인과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이 있었던 전분기의 3184억원 손실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에 2.70%를 기록,전분기 대비 0.33%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안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과 기본자본(Tier1) 비율은 3월 말 각각 13.16%와 10.29%를 나타냈다.

건전성 지표인 총연체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 여파로 3월 말 1.05%로 집계돼 작년 말보다 0.4%포인트 급등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78%로 작년 말 대비 소폭(0.1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포인트 급등한 1.26%를 기록했다. 3개월 이상 빚을 갚지 못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1.41%로 작년 말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경기가 앞으로 얼마나 풀릴지 모르겠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자산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획기적으로 볼륨을 늘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현재 같은 상황에서 인수합병(M&A)을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3분기나 4분기에 경기가 안정되고 실적이 더 좋아진다면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8000억원 규모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전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3000억원)에 비하면 순이익이 74.9% 줄어든 것이지만 작년 4분기 50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낸 것에 비해선 양호한 실적이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1분기 당기 순이익은 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2000억원) 대비 82% 하락했다.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4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조8000억원(174.5%)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시중금리 하락 여파로 NIM은 전년 동기 2.38%에서 1.91%로 0.47%포인트 축소됐다.

강동균/김현석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