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내기 좋은 퀴즈 하나. "문방구,양복점,한식당에 공통적으로 있는 것은?" 정답은 가위다.

질긴 냉면을 보다 먹기 쉽게 하기 위해 가위는 어찌보면 냉면집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많이 찾는 한우 등심 전문식당에도 여지없이 가위가 놓여 있다. 하지만 식탁에서 사용하는 가위는 우리 음식이 외국에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들은 식사시간에 식탁에 가위가 올라오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한국 손님들 중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다.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59% 정도가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으로 '한국음식'을 꼽았다. 한식이 외국인에게는 관광상품이자 수출상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외국 시장에 한식을 소개하기 위해서 '음식의 맛'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한식을 '문화 콘텐츠'로 접근하는 것이다. 과거 정부와 민간에서 '한식 세계화'를 외쳤지만,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한식을 단지 식품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음식을 아름다운 회화 작품이나 앙상블이 뛰어난 음악처럼 문화상품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문화란 인간이 사회생활 속에서 터득한 교양과 습관의 총체이기에 세계인의 생활습관 속에 한국의 음식문화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한식을 문화로 파악하고 세계화한다면 한식이 진출하려는 나라의 식문화와 코드 접속이 최우선 과제다. 음식은 TV나 반도체와 같은 공산품보다도 그 나라 문화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고유성을 살리는 한편으로 한식의 위생과 안전을 중요시하는 글로벌 스탠더드화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음식은 먹기 시작하면 인이 박히는 음식이니까,한국사람들이 먹는 방법으로 먹어야 된다'는 생각은 바꾸는 것이 좋다.

외국인의 입맛과 습성에 맞춘 현지화도 필요하다. 지역과 기후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당도 산도 염도를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서울의 맛과 전라도,경상도의 맛이 다른데 해외에서야 오죽하겠는가.

다시 가위 얘기로 돌아가 보자.냉면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99%의 고객이 냉면을 잘라 달라고 했다. 그래서 냉면을 주방에서 미리 잘라 손님 상에 올렸다. 식탁 위의 가위를 없앤 것이다.

하지만 냉면 안의 고명이 흐트러지는 문제가 있어 냉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자르는 간단한 방법을 고안했다.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이메일로 직접 문의해 주시길….한우 등심은 더 간단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칼로 자른 후 기존 등심 모양을 유지한 채 제공하면 된다. 한식 세계화.일단은 한식당에서 가위를 치우는 것에서 시작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