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산소와 함께 인간의 생존을 위해 가장 소중한 요소이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2%가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7%만 부족해도 생명을 잃게 된다. 그토록 소중한 물을 저장하고 물길을 열어주는 하천이 중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인간의 신체에 맑은 피가 흐르지 못하면 병들게 되듯 하천에 맑은 물이 메말라 국토가 중병을 앓고 있다.

우리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의 대부분을 하천에서 얻는다.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막혀 있는 하천의 물길을 열어 중병에 걸린 국토를 되살리고,인간에게 친수공간을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발표된 4대강 살리기 합동보고대회는 그동안 방치되어 동맥경화에 걸려있는 국토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우선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우기와 건기가 뚜렷한 기후특징으로 인해 여름철에 하천이 범람하지만 겨울에는 물이 부족하게 마련이다. 4대강 살리기는 이러한 홍수 및 물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강바닥의 준설,수중보,저류지,소규모 댐건설 등이 이를 말해준다.

그 다음 수질개선이다. 수량의 확보는 자연히 맑은 물로 연결될 수 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강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폐천으로 연결되고,폐수와 오염물질의 방치로 인해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영남 1300만 인구의 젖줄인 낙동강은 우기에는 홍수로,건기에는 폐수로 병들어 있다.

대구와 구미의 공단폐수 및 생활하수로 인해 3~4급수로 떨어진 지 오래다. 기형 물고기와 대장균으로 가득찬 영산강도 썩은 실개천이 되어가고 있다. 금강도 수질오염으로 세계적 철새 도래지가 위협받고 있다. 한강도 수질개선비용으로 수조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12월~4월 갈수기에는 2급수 이하로 떨어진다.

정치권과 환경단체 일각에선 4대강 살리기를 대운하의 기초공사로 공격하거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토건사업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면 토건사업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하천준설,수중보,중소규모 댐건설,홍수조절지 등 홍수조절 및 수량확보를 위한 토건시설뿐 아니라 자전거길,수상레저,생태습지,녹지벨트,태양광 발전과 소수력 발전 등 친환경적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19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23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는 한국형 녹색뉴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4대강에 보를 세우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우리나라의 자연환경 특성상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강수량이 적어 일시적으로 보에 저류된 물에 조류가 번식해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수량이 다시 증가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세부 사업계획이 확정되면,국토부와 환경부 등에서 이와 관련된 기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수질개선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종 마스터플랜에 반영할 것으로 알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문화,관광,경제를 키우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작동될 것이다. 탄소세 부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산림과 환경이 바로 돈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치수에 그치지 말고 치산과 연계시키는 정책도 적극 고려해볼 일이다

4대강 살리기가 수질악화를 가져온다면 철저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4대강을 지금처럼 방치함으로써 생기는 더 큰 오염,물부족,그리고 홍수피해로 5000만 국민들의 삶의 질을 위태롭게 하는 현실도 간과할 수는 없다. 4대강 살리기를 통해 수자원을 확보하고,홍수에 대비하는 다목적 녹색성장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