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거듭하는 SI 바이러스 전세계 강타…150명 이상 사망
[Science] 돼지 인플루엔자 겁나네! … 사람끼리도 전염된데요
이번에 발생한 SI는 인간,돼지,AI 유전자가 결합된 새로운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돼지는 바이러스가 가장 잘 섞이는 숙주다.

일반적으로 AI나 SI는 감염된 동물과 직접 접촉한 사람에게만 간혹 전염되고 사람끼리는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SI 외에도 AI,사람 인플루엔자에 다 걸린다.

세 가지 인플루엔자에 모두 감염될 경우 애시당초 유전자 변이가 잦은 바이러스들이 서로 유전자를 섞는 '유전자 재편성'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나타난 새로운 변종은 이제 사람끼리도 옮길 수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된다.

이번에 출몰한 SI의 경우에도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부가 포함되면서 인간에 대한 감염성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사람 세포의 수용체는 돼지의 수용체와 다르기 때문에 SI 바이러스가 잘 침투하지 못한다.

하지만 변종 바이러스에는 사람의 수용체를 공략할 수 있는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전자가 포함되면서 사람끼리 전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인 전염병(pandemic) 수준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는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당시 전 세계에서 4000만~5000만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독감도 AI가 사람에게 퍼진 것이지만 돼지를 거쳐 변종을 일으켰다는 이론이 많다.

돼지를 매개로 한 인플루엔자의 변종 출현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 타미플루가 해결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이 바이러스가 인간, 조류, 돼지 바이러스 유전자의 혼합으로 구성됐다는 점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이 가능하다는 점, 감염된 다수의 환자에게서 흔한 인플루엔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 등이다.

멕시코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의 환자들이 대부분 회복되고 있는 점은 가장 큰 의문이다.

신상숙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과 과장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독감은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회복되고 있는 반면 멕시코에서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사망률이 각국의 의료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번 SI 바이러스 표면의 H단백질은 돼지에서만 발견되던 것으로 사람의 면역체계에는 새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SI 바이러스는 대유행을 촉발시킬 수도 있지만 향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바이러스의 독성과 사람의 면역체계 수준, 기존 인플루엔자 항체가 이 바이러스에도 작용할지 여부 등에 달려 있다.

CDC는 '현 시점에서'라는 단서를 달고 치료 및 예방약으로 인플루엔자 감염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추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현재 총 240만명분의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비축하고 있다.

인구의 약 5% 수준이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