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가 우리나라까지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소비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는 엇갈린 육류 판매 전략으로 고객을 이끌고 있다.

GS홈쇼핑은 SI 우려 속에서도 지난 28일 저녁 국산 돼지고기 '윤상선 돼지 왕구이'(4만4120원)를 전면에 내세워 준비한 수량 4000개 중 3851개를 판매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방송은 '가정의 달' 특수를 앞두고 육가공 협회와 한달 가량을 준비해 온 기획전이었기 때문에 방송을 취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GS홈쇼핑의 설명이다.

GS홈쇼핑은 과거 조류독감과 광우병 쇠고기 파동 등이 터졌을 때 국산 먹을거리도 매출 하락을 경험했음에도 불구, 제품의 가격을 15% 낮춰 '멕시코발 SI' 역풍을 돌파한 셈이다.

GS홈쇼핑 마재선 상품기획자는 "국산 돼지의 안정성과 돈육 농가의 어려움을 최대한 강조해 예상밖의 실적을 거뒀다"며 "SI가 좋지 않은 소식인 것 만은 분명하지만 국산 먹을거리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은 아직 흔들리지 않았음을 이번 방송에서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CJ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은 돼지고기 대신 쇠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굴비 등으로 등으로 대체해 육류 수요가 많은 가정의 달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29일 방송에서 '다향오리훈제세트'(4만900원)를 판매할 계획이며, 5월 2일 '한복선갈비탕'(3만9900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4월 초 국산 돼지고기 상품을 판매했으나, SI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잦아들때까지 방송을 보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대체할 상품으로 5월 중 '주원산 오리고기'(4만900원)를 판매할 예정이다.

CJ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유기농 돼지고기와 제주산 돼지고기 등을 판매해 왔지만 SI 때문에 돼지고기 상품을 방송에 내놓기가 아무래도 꺼려진다"며 "대신 닭갈비나 오리, 한우 같은 상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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