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사교육을 경감하고 학생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주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방과 후 학교가 올해로 4년째를 맞아 사교육과 본격 경쟁 중이다.

경기침체로 돈이 많이 드는 학원을 그만두고 방과 후 학교를 찾는 학생이 증가하여 서울지역 중고교의 참가학생이 지난해 전체의 40%에서 올해는 50%를 웃돈다고 한다.

방과 후 학교 수강료는 보통 과목당 6만~10만원 정도지만 일반 단과학원의 강의료는 월 30만~40만원이어서 비교적 저렴하며 교사와 외부강사가 수업의 질을 높여 학습효과와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교사 간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다.

교사가 모두 자신의 이름을 건 강좌를 만들지만 실제로 학생이 모의고사를 직접 출제했거나 교재 집필을 많이 하는 선생님의 강의를 선호하기 때문에 신청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강좌가 있어 자연스레 교원평가도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방과 후 학교에서 공부해 특목고에 합격한 이모양은 "학원에서는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없지만 방과 후 학교에서는 질문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신문사설을 보거나 영문 잡지를 읽으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며 만족해했다.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사교육비의 압박에 못 이겨 외국에 자녀를 유학시키는 기러기 아빠,자녀당 성인이 될 때까지 드는 교육비가 몇 억원이 된다는 통계가 두려워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문제도 이런 방과 후 학교의 활성화가 자연스러운 해결책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사교육과 경쟁을 하다 보니 영어,수학,과학 등 입시 위주 교과목으로 프로그램이 편성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자칫 창의력과 적성을 발굴해야 할 특기 적성 프로그램이 위축되어 학생 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자는 방과 후 학교의 기본 취지가 퇴색할 우려가 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교과목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에게 소질과 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며 학원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지만 그것조차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저소득층에게 더욱 많은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유은현 생글기자(청심국제고 2년) dmsgus6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