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책 인쇄가 제대로 안 돼 여러 학생들이 교과서를 함께 봐야 한다. 선배들이 쓰던 책은 오자 투성이라 다시 사용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내 책은 어디에 가고 없을까. 속으로 불평하면서도 아이들은 학교에 나와 공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머지않아 각자 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선생님의 말에 어린이들은 설렌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린다.

먼 훗날 이들이 어른이 되면 반듯한 교실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새 책을 나눠줄 것이다. 콩나물 교실에서 '내 교과서'를 그리던 간절한 마음이 이들을 올곧게 키울 것이라 믿는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사진=AP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