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수입되는 돼지고기 중 돼지 인플루엔자(SI)의 진원지에 해당하는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산(産)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세계보건기구(WHO)는 돼지고기 섭취는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과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 검역 당국도 "돼지고기를 먹어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걸릴 가능성은 없다"고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특히 고기를 섭씨 71도 이상에서 가열할 경우 SI 바이러스가 모두 죽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실제 소비 행태에는 이런 과학적 근거뿐 아니라 직관적.정서적 판단도 반영되는 만큼 앞으로 수입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수입 돼지고기 절반이 북미産


28일 농수산물유통공사 농수산물무역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돼지고기는 모두 33만9천990t, 금액으로는 8억7천618만 달러어치였다.

미국산이 단연 으뜸을 차지해 10만6천363t, 2억5천33만 달러어치가 수입됐고 이어 캐나다산이 5만9천412t, 1억2천661만 달러어치였다.

멕시코산은 이보다 크게 적은 2천12t, 698만 달러어치가 수입됐지만 이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개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을 합치면 16만7천787t으로 전체 수입량의 절반(49.4%)에 달한다.

또 올해 들어 3월까지 수입량도 미국 2만3천303t, 5천319만 달러어치, 캐나다 1만4천113t, 2천483만달러어치, 멕시코 204t, 52만 달러어치 등 도합 3만7천620t에 달했다.

3월까지 총 수입량(7만3천849t)의 50.9% 분량이다.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소비량이 93만t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수입산의 시장 점유율이 36.5% 수준이고 그중 절반인 18% 안팎이 북미산이었던 셈이다.

최근의 SI 사태가 멕시코를 중심으로 이웃인 미국, 캐나다로 퍼진 데 이어 유럽 등으로 번지는 양상임을 감안하면 이들 북미산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는 "지켜볼 일이지만, 지금은 수입산의 소비 위축에 따른 국산 돼지고기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다"며 "돼지고기 시장 전반의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돼지고기 검역 어떻게 강화됐나


통상 돼지고기 같은 축산물이 수입되면 항만에서 현장검사를 거쳐 수도권의 검역시행장으로 온다.

검역시행장에서는 간단한 관능검사를 거친 뒤 검역.검사정보 시스템(KAQIS)을 통해 약 10%가 무작위로 '정밀검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합성 항균제나 항생물질 같은 환경호르몬의 함유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검사다.

나머지 90%는 수출국 정부가 발급한 검역증명서의 내용이 해당국과 맺은 위생조건과 부합하는지를 따지는 '서류검사', 부패.변질 여부를 오감(五感)으로 파악하는 '관능검사'를 거쳐 통관된다.

이런 검사들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수입업체의 뜻에 따라 해당 물품을 수출국으로 반송하거나 소각 또는 매몰 처분한다.

정부는 27일부터 검역을 강화,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3개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돼지고기에 대해 전수 정밀검사를 하도록 했다.

또 정밀검사 대상 항목에 SI 바이러스 존재 여부도 추가됐다.

산 채 들여오는 종돈(씨돼지)도 당초 멕시코, 미국, 캐나다산만 SI 감염 여부를 조사하던 것을 27일부터는 모든 수입품으로 확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