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화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21 대 9 화면 비율의 시네마스코프 TV,20㎜ 초반의 최박형 LED(발광다이오드) TV,첫 양산되는 대형 차세대 AM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고화질(HD) 영상과 다채널 사운드를 선 없이 전송하는 무선 HD 표준까지….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 및 멀티미디어 전시회 'IFA 2009'에서 처음 만나게 될 제품과 기술들이다. 전시회를 주관하는 독일가전통신전자협회(GFU)와 베를린박람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공화국 힐튼호텔에서 'IFA 2009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이 같은 신제품과 기술을 공개했다. 친환경(ecology),새로운 스크린 기술,3차원 영상,무선 전송 기술 등을 올해 전시회의 키워드로 꼽았다.


◆TV 스크린의 세대 교체

IFA 2009에서 가장 주목되는 제품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LED TV가 될 전망이다. 형광등 대신 빛을 내는 반도체인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이 제품은 화질을 높이고 두께를 줄이면서도 전력 소모량이 낮은 친환경 장점을 갖췄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20㎜ 초 · 중반대의 세계 최박형 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7월 양산 예정인 두께 6㎜짜리 TV용 LCD 패널을 사용한 TV로 기존 LED TV 보다 한층 얇고 가벼워 대형 액자처럼 손쉽게 집에 설치할 수 있다.

빅3 TV 메이커 중 가장 먼저 LED TV 풀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도 블랙표현력을 높인 9000 시리즈를 비롯 다른 디지털기기와 무선으로 고화질 영상과 사운드를 전송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3차원 TV,전력 소모량과 무게를 줄인 PDP TV 등도 준비하고 있다.

외산 업체들도 신제품으로 맞설 전망이다. 필립스는 2.35 대 1 화면 비율로 제작된 극장 영화를 화면 손실 없이 집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21대9 화면 비율의 시네마스코프 TV를 내놓는다. 16 대 9,4 대 3 화면 비율의 기존 TV로 영화를 볼 때 화면 위아래에 검은 여백이 생기는 단점을 없앤 제품이다. 필립스는 지난 2월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부터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소니는 배경 광원 없이도 스스로 빛을 내는 20인치 이상의 OLED TV 첫 양산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 하드디스크(HDD) 대신 대용량 64기가바이트(GB) 플래시메모리를 탑재한 첫 번째 캠코더,풀HD(1920×1080) 동영상까지 촬영할 수 있는 휴대폰 등도 IFA 2009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이다.

라이너 헤커 독일가전통신전자협회(gfu) 회장은 "전시회 기간에 PC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HD 콘텐츠를 선 없이 전송하는 무선HD 표준을 비롯해 3차원 영상을 TV에서 볼 수 있도록 블루레이 디스크에 3D 영상을 담는 표준도 처음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황에도 예약률 높은 IFA

IFA는 1924년 독일통신박람회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85년 역사의 세계 최고 전시회 중 하나다. 1930년에는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개막연설을 하기도 했다. 1973년에는 독일 이외의 해외업체까지 참가하는 국제박람회로 발전했고 1995년부터는 소비자가전 분야로 전시영역을 확대했다.

주최사인 베를린박람회 측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난해 전시장 규모의 99%가 이미 예약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소니를 비롯한 세계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와 거의 같은 규모의 대형 부스를 만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열린 IFA 2008에는 63개국에서 1245개 업체가 참가했고 전시장 규모 12만2000㎡,총 방문객수 21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몰타=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