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한나라당 후보는 GM대우를 살릴 부평의 자동차과장이 아니라 대우자동차 구조조정 정책 담당자였다. "(홍영표 민주당 후보 측)

"이제는 폭력만 난무하는가. 홍 후보가 이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고 공정선거를 해하고 있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 "(이재훈 후보측)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기자의 이메일에는 연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고소 고발 관련 보도자료가 날아들고 있다. 특히 부평 시흥 등 수도권 지역에 출마한 여야 후보 간 '아니면 말고식'비방전이 치열하다. 여야 지도부의 거취가 걸린 데다 선거막판까지 혼전양상을 보이자 결국 여야할 것 없이 네거티브 전략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것이다.

부평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는 지난 주말 민주당 이미영 사무총장과 홍영표 후보를 경찰과 선관위에 고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민주당이 과거 청와대 근무경력을 들어 이 후보를 '대우차 매각에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1999년 8월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을 관장한 것은 금융감독위원회와 청와대 경제수석실이고 당시 이 후보는 6월에 이미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통신과학비서관실 파견 근무를 마치고 산업자원부로 복귀했음에도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23일에는 '이제는 폭력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부인이 홍 후보 측 선거운동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부평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 측은 폭력사실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26일 한나라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명예훼손죄로 부평경찰서에 고발했다.

현 · 전직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출신끼리 맞붙은 시흥시장 선거전에서도 연일 비판 성명과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은 경기도당이 노영수 후보를 불법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시흥시 2개 주간지를 특정후보 편파 여론조사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시흥 주민 10여 명과 함께 좌담회를 열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비판성명을 냈다.

사실관계 규명에 앞서 기자로서도 연일 고소 고발 보도자료와 비판성명을 읽는 데 엄청난 인내력이 요구된다. 하물며 유권자들은 정책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후보의 허물만 강조하는 선거판에 신물이 날 법도 하다.

비방과 고소고발을 핵심 선거전략으로 삼는 구태를 반복하면서 재보궐 선거 투표율을 걱정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모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