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22일 세계경제성장 전망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4.2%에 훨씬 못 미치는 1.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로 생각하는 4% 내외와 크게 차이가 나고 한국은행이 전망한 3%대 성장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치다. 이는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더딜 수 있고, 자칫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도 있음을 IMF가 경고(警告)한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IMF가 지나치게 성장률을 낮춘 것 아니냐고 하는 모양이지만 그보다는 왜 IMF가 그런 전망을 내놨는지 그 배경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1.3%로 하향 조정한데다 내년 성장률도 1.9%로 대폭 내렸다. 한마디로 세계수요 회복속도가 상당히 느릴 것이고, 그렇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특히 그 영향을 크게 받지 않겠느냐는 게 IMF 전망의 근거다.

사실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감소세는 좀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수출이 예년처럼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성장률을 높이려면 마냥 수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이제는 내수 키우기에도 시급히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IMF가 추가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을 권고한 것도 따지고 보면 내수에 좀 더 눈을 돌리란 의미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정책적 효과에만 의존할 수도 없고 보면 근본적으로는 서비스업 등 내수산업 육성이 절실한 과제다. 최근 일본은 엔고, 세계수요 감소 등으로 고전하자 내수형 신성장 정책을 모색(摸索)하고 있다. 의료 · 요양관련 서비스산업의 이노베이션을 촉진하고, 농업의 잠재력을 활용한 신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수가 절실하기는 우리도 매한가지다. 그동안 서비스업 육성, 농업의 혁신을 그토록 떠들었지만 왜 안되고 있는가. 규제 때문이라면 이를 과감히 없애야 하고, 제조업 못지않게 연구개발투자도 늘려야 한다. 성장의 원천을 다변화하지 않는 한 우리 경제는 해외경기에 따라 출렁거릴 수밖에 없고, 지속적인 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