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오를 때마다 1000원씩 희망탐험기금을 적립해 교통사고 유가족을 돕겠습니다. "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서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59)이 이색 제안을 했다. 오는 27일 네팔로 떠나 해발고도 2840m의 루크라 지역에서 5364m에 있는 베이스캠프까지 2524m를 오를 계획인데,m당 1000원의 자선기금을 적립해 모두 252만4000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에베레스트 남서벽 신루트 등반 원정대와 동행한다.

액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에베레스트 등반 동행을 계기로 앞으로 산에 오를 때마다 해발 고도 1m당 1000원씩 '희망탐험기금'을 적립해 교통사고 유자녀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2004년부터 마라톤을 통해 1m당 100원씩 기금을 적립해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활동을 해왔다. 현재 구 회장은 3601만1100원을,임직원들은 5968만5800원의 기금을 내놨다. 그는 1999년 이후 샌프란시스코 마라톤,도쿄 마라톤 등 풀 코스를 9차례 완주했으며 최고 기록은 2002년 세운 4시간28분이다.

구 회장은 "마라톤과 탐험 활동은 기업 경영인에게 필요한 도전 정신과 일맥상통해 직접 참여하게 됐다"며 "많은 기금이 모아져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용기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에베레스트 남서벽 루트는 수직 거리가 무려 2500m나 되는 마(魔)의 등정로다. 박 대장은 1991년과 1993년 연거푸 고배를 마셨고,2007년에는 눈 사태로 대원 두 명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구 회장은 박 대장을 후원하며 2001년 K2,2004년 남극점,2005년 북극점,2006년 에베레스트 횡단 등에 동행했고 이번에도 같이 등반에 오른다. 구 회장 일행은 이번 등정에 성공하면 정상에 태극기와 함께 LIG손보 창립 50주년 기념 동판을 묻을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