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어제 전체회의를 열고 한 · 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본회의로 넘겼다. 한 · 미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무려 19개월여 만이다. 아직 국회 본회의 의결(議決) 절차가 남았지만 가장 힘든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FTA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의 비준안 표결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없지 않았지만 여야간 큰 충돌이 빚어지지 않고 처리된 것은 다행이다. 한나라당은 6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본회의에서도 비준안 통과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사실 한 · 미FTA 비준을 둘러싸고 그동안 우리 내부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만 낭비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참여정부에서 협상을 추진해 2007년 6월 한 · 미 양국이 합의문에 공식서명했지만,비준동의안의 국회 제출 이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정권이 교체되고,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인한 혼란이 겹쳐져 장기 표류한 것이다. 미국 또한 정권이 바뀐 후 한 · 미FTA 재협상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비준안 처리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이 그간의 사정이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최근 미국에서 FTA에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G20정상회의에서 FTA 진전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이후 미국 무역대표부가 FTA의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만 보아도 그렇다. 미국 의회의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청신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의회의 한 · 미FTA 비준을 위한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적 측면에서도 우리 국회의 비준안 처리가 차질없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한 논쟁과 갈등은 그야말로 소모적일 뿐이다. 이제 여야 모두 당리당략에 얽매인 정쟁(政爭)을 지양하고 한 · 미 양국에서 FTA가 순조롭게 비준되고 신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하는데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FTA비준과 관련해 가장 문제가되고 있는 농어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체질개선과 함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대책의 마련 또한 급선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