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국 1천500개사 참가…2년 전보다 확대

중국 상하이(上海)가 세계 자동차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제13회 상하이 모터쇼가 20일 상하이 국제박람센터 17만㎡ 전람공간에서 25개 국가의 1천500개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대 언론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 개막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와 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상하이국제전람공사 등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모터쇼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2년 전 12회 행사 때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2007년 상하이 모터쇼에는 21개국에서 1천300개사가 참석했으며 전람면적은 14만㎡에 달해 이번 행사는 참가국과 참가회사, 전시공간 등에서 모두 더 확대됐다.

모터쇼 운영위원회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다국적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모터쇼의 참가 규모를 축소했으나 이번 상하이 행사에는 오히려 참가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상하이 모터쇼의 규모가 확대된 것은 올해 1분기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한 데 이어 연간 자동차 판매량도 당초 전망치인 850만대를 넘어 1천만대에 달해 미국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다국적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는 중국이 가장 큰 잠재 고객으로 부상,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1천600㏄ 이하 차량을 구입하면 세금을 10%에서 5%로 감면하고 유가를 30% 인하하는 등 자동차 산업 부양책을 펴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상하이모터쇼 운영위는 이날부터 이틀간을 언론의 날로 정해 공식 행사에 앞서 국내외 신문방송을 대상으로 모터쇼에 출품되는 신차들을 공개하며 22~23일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전시회를 진행하고 24일부터 일반인들로 전시 대상을 확대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모터쇼에 현지 수요자의 기호에 맞춘 전략형 모델을 잇따라 공개했다.

현대차는 기존 EF쏘나타를 기반으로 현지 시장 특성에 맞게 내ㆍ외장 디자인을 바꾸고 편의사양을 보강한 전략 모델인 '중국형 EF 쏘나타'를 처음 선보였다.

1천250.5㎡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현대차는 해치백 모델인 i30와 익쏘닉(ix-onic), 로헨스(국내명 제네시스), 링샹(중국형 NF 쏘나타), 위에둥(중국형 아반떼) 등 총 13대를 전시하고 친환경 브랜드인 '블루 드라이브(Blue Drive)'도 공개했다.

현대차 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지난 3월 자동차 판매량이 4만1천881대를 기록, 월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4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이번 모터쇼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기아차도 1천184㎡의 전시공간을 확보하고 중국형 포르테인 '푸루이디(福瑞迪)'와 최근 국내에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R 등 12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이날 "경쟁력 있는 신차로 이번 1분기에 작년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 중국 판매 목표를 작년에 비해 30% 늘어난 19만5천대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 출시한 포르테와 쏘울, 쏘렌토R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겠다"며 "올해 말까지 판매망을 대폭 확충하고 중국 영화배우와 스포츠 스타 등을 동원해 소비자에게 친숙성을 높이는 마케팅 활동도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M대우는 상하이GM 전시관을 이용해 자사가 생산한 차량인 젠트라(수출명 시보레 아베오)와 라세티 프리미어(수출명 뷰익 엑셀르), 마티즈(시보레 스파크) 등을 출품했다.

그러나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쌍용차는 이번 모터쇼에 불참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번 모터쇼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불참했던 닛산과 포르쉐 등도 참가했다
독일의 벤츠와 BMW, 일본의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은 예전보다 전시면적을 늘렸다.

도요타는 RAV4, 하이랜더 SUV 및 최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RX450h, 컨버터블 스포츠 세단인 렉서스 IS300C 등을 중국에 최초로 공개하는 등 총 8대의 신차를 전시했다.

아우디는 고성능 프레스티지 SUV인 Q7의 차세대 모델을, BMW는 플래그십 모델인 뉴 760Li를 각각 세계 최초로 발표했고 볼보도 S60 콘셉트카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상하이.서울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안 희 기자 daeho@yna.co.kr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