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GM대우와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GM대우와 선물환 계약을 맺은 국내외 은행 담당자를 불러 5월과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선물환 계약의 절반을 6개월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GM대우의 총 선물환 계약 금액은 지난 2월 말 현재 83억달러다. 만기 연장을 요청한 금액은 5~6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9억9000만달러의 절반이다. 대상 은행은 외국계 은행 4곳과 국내 은행 4곳 등 8곳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8개 은행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 조건을 달았다"며 "27일까지 동의 여부를 서면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들은 GM대우에 대한 지원 여부는 미국 GM 본사의 처리 방향을 지켜본 뒤 결정할 사안이라며 일단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GM대우는 수출대금의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환율이 급상승,대규모 환차손을 입었다. GM대우는 특히 GM 본사의 파산 가능성과 함께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가 격감,GM 해외법인에 수출한 자동차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