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를 앞세운 하우젠 에어컨 광고의 관건은 씽씽송,씽씽댄스를 부르며 춤추는 김연아의 경쾌하고 발랄한 매력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느냐였다. 연예인이 아니라 운동 선수가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씽씽댄스 안무 담당자의 걱정은 기우였다. 김연아는 피겨 선수로서 어느 정도 무용에 적응돼 있었을 뿐 아니라 트렌드를 개척하고 즐기는 '트렌드 세대'로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 줬다. '즐거운 피겨 스케이팅'을 강조하는 브라이언 오서 전담 코치의 가르침 덕분에 김연아의 연기는 표정이 풍부하고 연출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팬이나 국민에 앞서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빙판 위에서 연기한 것이 역설적으로 팬과 국민도 즐겁게 했던 것이다.

광고에서도 이런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박제된 이미지의 운동 선수로서가 아니라 스무 살 신세대 여성의 활기차고 생생한 매력을 그대로 보여 준 것.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떠드는 그 모습에서 대중은 한여름의 시원한 바람 같은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절묘한 타이밍도 좋았다. 김연아를 앞세운 하우젠 에어컨 광고가 첫선을 보인 것은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 준 직후였다. 김연아의 이 대회 우승으로 언론과 소비자의 관심이 폭주하면서 하우젠 에어컨 광고도 급부상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김연아의 감동적인 수상 장면을 15초 광고로 엮은 후속편도 발빠르게 선보여 절묘한 '타이밍의 기술'을 과시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