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유약한 대응 안된다'에도 공감대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지난 18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 참석했던 최고경영자(CEO)들은 9시간 동안 이어진 보고와 토론에서 공기업의 변화 필요성을 공감하고 의지를 다졌다.

19일 참석자들에 따르면 워크숍에 참석한 공기업 대표가 70명에 달해 대통령 보고는 2분씩 짧게 진행됐지만 임금체계 개편, 올바른 노사 관계 정착 등 공공기관의 현안을 놓고 마라톤 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워크숍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의 한 CEO는 "무슨 이야기가 최대 초점이라고 할 수는 없었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였다"며 "특별히 칭찬받거나 분발을 당부받은 사람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언급하셨던 내용 중 공기업 월급이 작은 것은 경영이 안 좋으면 민간에서는 금방 그만두는 것과 달리 대과가 없으면 입사 후 퇴사 때까지 나가는 일이 없지 않으냐, 안정성이 있으니 월급이 적은 게 당연하지 않으냐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라고 말했다.

토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CEO들은 노사 관계는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데 그간 해왔던 이면계약 등이 두고두고 문제가 됐다며 공기업 사장들이 유약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주고받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규모가 작은 공공 기관이 노조 문제에 대응하려면 변호사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으니 감사원 등 정부 기관이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것을 지적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토해양부 산하 한 공기업 CEO는 "감사원도 질책하는 감사가 아니라 일 잘하도록 하는 감사를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른 CEO는 "대통령께서 자주 워크숍하고 계속 (공기업 선진화) 챙기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공기업 선진화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점심 식사 뒤에는 이 대통령과 공기업 CEO 10여 명이 함께 연수원 주변을 산책했는데, 이 대통령은 빠른 걸음으로 30분 가까이 걸으며 당선인 시절 운동장을 15바퀴나 돌았던 체력이 변함없음을 보여줬다고 한다.

한편 주요 공기업들은 이날 워크숍에서 새로 추진하는 정책들도 보고했다.

대한주택공사는 서민주거복지 정책과 관련해 지금까지와 달리 소득 1, 2분위 등 최저 소득층에 대해서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한국가스공사는 2015년부터 러시아에서 배관을 통해 가스(PNG)를 들여올 때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도 병행한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가스공사는 또 사할린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총 연장 2천km에 이르는 러시아 파이프라인 건설공사 참여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보고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