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최태원 회장(49)과 최재원 부회장(46) 형제는 이번 보아오포럼에서 '코리아 브랜드'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K를 제외한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최 회장 형제의 고군분투는 더 돋보였다는 평이다. 최 회장 형제는 원자바오 총리 등 주요 인사와 만나는 자리에는 줄곧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 형제는 18일 원 총리를 면담,한국 재계를 대표해 원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부회장이면서 그룹 글로벌위원장도 맡고 있어 자연스럽게 동석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이어 뉴질랜드 존 필립 키 총리와 면담하고 뉴질랜드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룽룽 중국 국가자산관리위원회 주임과 푸청위 중국해양석유공사 총경리,전 부총리이며 중국 최고의 싱크탱크로 최근 신설된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 쩡페이옌 사장도 만났다. 최 회장 형제가 함께 유력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하는 모습은 이곳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 정부의 한 관리는 "옛말에 집안이 평안해야 모든 일이 잘된다고 했는데 대기업을 함께 이끌고 있는 형제가 우애가 좋은 것을 보니 SK의 사업이 잘될 것 같다"며 "신중한 최 회장과 소탈하면서 재기 넘치는 최 부회장이 잘 어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해외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보아오(하이난다오)=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