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작년 10월26일에 촬영됐다. 그때 김현중은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꼬마신랑으로 인기몰이 중이었고 박보영은 드라마 '왕과 나'에서 폐비 윤씨의 아역으로 출연하고 있었다.

김현중은 이후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해 소녀 팬의 우상이 됐고,박보영은 영화 '과속스캔들' 흥행 이후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매김했다.

라면 먹는 장면을 촬영할 때 김현중과 박보영의 고생은 컸다. 특히 박보영은 라면 먹는 장면이 많아 더욱 힘들어했다.

박보영은 뜨거운 국물에 입 천장이 헐 정도였지만 OK 사인이 날때까지 열연했다. 촬영 도중 감독의 주문에 재미있는 애드리브도 쏟아냈다. 박보영이 과장되게 땀을 닦거나,김현중이 팔뚝에 힘을 주는 모습 등은 그들 스스로 연출한 장면들이다.

김현중은 도복을 입은 장면을 촬영할 당시 처음에는 노출 때문에 쑥쓰러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촬영의상을 입고,라면 끓이는 곳을 구경하며 촬영장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박보영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점심 때에는 스태프와 함께 밥차에 줄을 서는 등 스태프와 잘 어울렸다.

촬영장에서 가위와 주전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광고에서 라면들이 맛있게 보이는 것은 가위와 주전자 덕분이다. 모델이 라면을 한 젓가락씩 먹을 때마다 라면 담당 스태프는 젓가락에 잡힌 면발의 길이를 가위로 조절했다.

주전자에선 물이 계속 펄펄 끓었다. 광고 한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 광고 시간보다 2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촬영 도중 라면이 식어버린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라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면에 계속 부어줘야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