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 덕분이다.

한국 야구에 대한 자신감,우리 선수들의 끈질긴 승부 근성,간판 스타들과 루키들이 만들어 내는 멋진 팀워크 등이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사람마다 야구를 보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만루상황에서 4번 타자를 지켜보는 기대와 흥분만큼 야구의 묘미를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없으리라.

투자유치 활동을 하다보면 외국인 잠재 투자자들이 반드시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가족과 직원들이 믿고 갈 수 있는 학교와 병원이 있습니까?" 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서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당연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내 아이가,내 부모가 아플 때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보다 더 중요한 생활환경 요소가 어디 있겠는가. 낯선 이국땅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IFEZ 내 병원이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기술을 갖추고 환자나 보호자에게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병원 그 자체가 IFEZ를 돋보이게 하는 앵커 시설이며 선진국의 우수 인력과 기업을 끌어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경제자유구역 내 국제병원 설립이 더디게 진행돼 온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현행 경제자유구역법에는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 · 운영에 맞는 구체적 절차와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없어 국제병원을 설립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의료기관의 설립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입법이 추진되고는 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현재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2003년을 시작으로 지난 6년간 IFEZ는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야구경기 상황을 빌어 표현하면 세계적 수준의 인천국제공항,고학력의 인적자원이라는 내재적 면모들이 IFEZ의 태동을 알리는 선발타자였다면,유비쿼터스도시 등 미래도시 건설이 IFEZ의 두 번째 타자로 나섰으며,기업친화적 정책들이 그 뒤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제 IFEZ는 만루의 상황에서 국제병원을 4번 타자로 내세워 그간의 선전을 실질적 득점,즉 개발 및 투자유치의 비약적 성과로 이끌어야 할 때이다.

이번 법안이 통과돼 경제자유구역 외국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IFEZ가 '한국 속의 글로벌 도시'로 그 위용을 더 할 수 있기를 바란다. IFEZ의 4번 타자 국제병원 설립이 외국의 잠재투자자들에게 IFEZ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투자유치 활성화를 앞당기며,한국경제의 회복과 경쟁력 강화라는 만루홈런의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