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후차량을 신차로 교체하면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중고차 가격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조치로 새 차 구입비용이 최대 250만원까지 하락하면 중고차의 강점 인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므로 자연스럽게 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800만원대 이상 중고차 가격↓ = 이번 정부 조치로 판매가 많이 하락할 것을 예상되는 중고차종은 출고된 지 3∼4년 미만의 차량들이다.

품질에서 신차에 비해 큰 손색이 없으면서도 가격이 싸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새 차 구입에 드는 비용이 대폭 줄면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고차 쇼핑몰인 SK엔카와 카즈 등에 따르면 현재 3년 미만의 중소형차는 800만원∼1천만원에, 중형 차종은 1천200∼1천600만원에 팔리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번 정부 조치로 준중형 이상의 차종에 대해 137만원∼250만원 가량 신차 구입부담이 감소하므로 그만큼 중고차와 가격 격차도 줄어든다.

중고차를 살 바에는 조금 더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새 차를 사겠다는 경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이 중고차 대신 신차를 사는 경우가 늘면 수요ㆍ공급 원리가 비교적 충실하게 적용되고 있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신차와 `대체' 관계에 있는 3∼ 4년 미만 중고차의 값이 100∼200만원 가량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노후차량 가격은 큰 변동 없을듯 = 반면 중고 차 시장에서 10년 이상 된 차량은 3∼4년 미만의 중고차에 비해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감세조치의 혜택을 보기 위해 10년 이상 운행한 차를 보유한 소비자들이 대거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내놓 겠지만 이미 노후 중고차들은 가격이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여서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래된 중고차를 해외로 수출하는 업체들로서는 이번 조치가 반길만한 일이다.

중고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엑센트와 엘란트라, 아반떼, 누비라 등은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이라 노후 차량들이 대거 물량으로 확보될 수 있으면 해외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의 자동차 관 련 감세조치가 알려진 이후부터 확정안이 나온 전날까지 10년 이상 된 노후차량을 중고차 시장에서 매입해 등록을 한 소비자들 역시 신차 구입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노후 중고차 보유 고객으로 간주되므로 차량을 양도 내지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면 최대 25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