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장수와 짚신장수 두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처럼 증시가 내려도 걱정이고 올라도 마음이 편치 않다. 펀드투자로 낙담한 투자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만,작년 주식시장 폭락으로 시장을 등졌던 투자자들이 미처 시장에 복귀하기도 전에 시장이 상승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지울 수가 없다.

코스피지수는 막상 한계점으로 여겨지던 1200선을 넘어서자 손쉽게 1300선마저 돌파해버렸다. 그간 시장을 억누르던 악재보다는 시장의 바닥확인 가능성 및 향후 회복에 대한 재료들이 힘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국내 주식펀드 평균수익률도 연초 대비 15.5%,작년 10월 저점대비로는 3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펀드 투자나 환매에 대한 관심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저점에서 40% 가까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글로벌 경기가 가파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아 주식시장은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그간의 박스권을 한단계 올려놓는 수준으로 전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게다가 많은 주식형펀드 투자자금이 작년 1500선 이상에서 투자한 자금인 만큼 아직도 손실률이 -30~-20%에 달해 환매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반등의 기회를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신규 투자자라면 당연히 추격매수보다는 지수 조정시 분할매수하는 관점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현 지수대의 투자가 무리는 아니지만 너무 조급하게 따라 나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수대를 2~3개 설정해 두고 투자자금을 나눠 펀드를 매수하는 방법이나 보편화된 적립식 투자를 통해 향후 시장상승에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기존 고객 중 지난해 하반기에 투자한 고객이라면 투자 목적에 따라 일부 단기이익 실현 후 조정시 재매수하는 전략도 검토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단기 주식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정확히 잡아야 하는 공격적 투자방법이다. 간접투자수단인 펀드 투자자에게는 그리 권할 만한 방법은 못 된다.

마지막으로 1500선 위에서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주식형펀드 구성의 재조정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국내 주식형펀드들의 성과를 오랜 기간 관찰해보면 성과 차이가 약세장에서 크지 않지만 상승장에서는 크게 벌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비슷한 국내펀드를 다수 보유한 투자자라면 시장의 전환국면을 활용해 펀드를 재구성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다.

펀드 교체시에는 절대적인 투자 손실률보다는 한꺼풀 이면의 펀드 운용상태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즉,시장대비 상대성과가 장기간 부진하고 매니저의 교체도 빈번하게 반복되는 펀드는 우선적으로 교체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대신 수익률 부침은 있더라도 오랜 기간 담당매니저가 소신 있는 자세로 운용을 해나가는 펀드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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