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를 소통부재라고 비판하는데 정작 DY(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문제를 두고 당내에서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진 적이 있나. "

정 전 장관 공천문제로 격랑에 휩싸인 민주당 현 사태에 대한 재선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당내 소통부재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갔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이 '마이 웨이'로 가고 있다.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공천을 배제하고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 수순에 들어갔다. "당이 쪼개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두 사람의 정면 충돌 속에 묻힌 지 오래다.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이 이번 공천파동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실망스럽다. 정 전 장관은 대선 이후 당무에서 손을 뗐지만 과거 당의 주인으로 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등 위기국면을 맞은 데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정 전 장관은 '전략상 이번 선거는 피해달라'는 당 지도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미국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그것도 전주 덕진을 꼭 집어 공천해달라는 식이었다. 스스로 퇴로를 차단함은 물론 당 지도부엔 선택의 여지를 주지않았다.

당에서 공천 불가를 결정하자 '무소의 뿔처럼 가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1년 전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던 정치인의 처신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정 대표의 행보도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다.

타협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한번의 만남,이게 끝이었다. '당이 깨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중진들과 의원들의 목소리도 듣지 않은 채 전주 덕진 공천배제를 주도했다. "정세균은 죽더라도 당을 살리기 위한 결단"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솔로몬 왕이 진짜 어미를 찾기 위해 아이 몸을 두동강이 내겠다고 결정했을 때 생모는 눈물을 머금고 제 아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런 지혜와 헌신을 두 사람에게 기대했던 것은 무리였을까요. " 한 초선 의원 말처럼 전 현직 대표 간에 소통이 이렇게 안되기도 어렵다. 민주당이 5년째 국민의 외면을 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