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영 <과학기술정책硏 선임연구위원>
OECD 과기총회서 '미래산업' 각광
세밀한 정책 뒷받침될 때만 성공
[시론]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그린뉴딜'

얼마 전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CSTP) 총회에 다녀왔다. CSTP는 회원국 간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이슈를 개발하고 토론하며 상호협력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1년에 두 차례 총회가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서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회원국들의 관심이 가장 큰 이슈가 첫날 오전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안건은 '경제위기와 각국의 정책적 대응'이었는데,전체적인 논조는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경제위기 대응 정부정책에 관해 OECD 사무국이 총 3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고 이중 23개국에서 응답을 얻었다. 조사에 따르면 23개국은 경제위기와 관련해 정책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정부정책의 패키지 규모가 5억~7900억달러,GDP의 0.3~8%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23개국의 패키지 총규모는 1조5000억 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패키지 규모가 23개 회원국 중 미국,독일,일본 다음 네 번째로 컸다.

경제정책 패키지의 내용을 보면 인프라,연구개발,그린 테크놀로지,교육훈련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미국은 교육에,다른 선진국들은 인프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그린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이러한 경제위기 대응책에서 경제위기에 대한 완충능력이 큰 나라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미래의 경제성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즉 미래지향적인 투자는 현재 진행 중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 이후의 성장기반을 탄탄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 배경에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오늘날 단기적인 처방에만 급급할 경우 경제위기가 끝나고 났을 때 국가경제의 기반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낙후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고,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연구개발투자를 포함해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린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확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원국들이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우리나라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을 내세우고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국가 경제의 체질전환을 추구하고 있어,경제위기 극복 이후 우리나라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IT에 대한 집중투자로 경제위기를 탈출하면서 IT를 중심으로 경제성장의 기반을 확충함으로써 자원 기반 성장구조에서 과학기술혁신 기반 성장구조로 전환할 수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경제위기가 우리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보면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에서는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점이 무엇인지 살피고 이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차세대 광대역 네트워크, 스마트 그리드 등과 같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크게 제고시키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세심한 정부정책이 중요하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그린뉴딜정책을 위해 총체적 정부정책을 추진해야 하고,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각별히 중요하다.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 대응의 핵심에는 과학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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