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달하는 등 좀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 5사는 1일 지난달 내수 판매가 9만4867대로 작년 3월보다 15.9%,수출(해외공장 생산물량 판매분 포함)은 30만7696대로 19.9% 각각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정부의 성급한 세금감면 방안 발표로 대기수요마저 급증,판매가 더욱 줄어들었다고 기업들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이후 월말까지 하루평균 계약 대수가 26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월 같은 기간의 하루평균 계약대수(3700대)보다 30%,지난 2월 같은 기간(3000대)보다 13%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4만9114대로 작년 3월보다 16.3% 급감했다. 수출도 23만3443대로 7.9% 감소했다. 지난달 출시된 신형 에쿠스가 911대가 팔려 작년 3월 구형 에쿠스 판매량(539대)보다 많았던 것을 제외하고,모든 세단이 작년 동기 대비 줄었다.

쏘나타(-29.5%) 제네시스(-57.6%) 그랜저(-17.8%) 등 중 · 대형은 물론 아반떼(-10.6%) i30(-20%) 베르나(-15.9%) 등 준준형급 이하 소형 세단도 모두 감소했다.

지난 2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했던 르노삼성도 지난달에는 부진했다. 내수가 78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5%,수출은 2280대로 72.8% 줄었다. 회사측은 "작년 3월엔 SM3를 첫 수출하면서 전시차 샘플차 등의 수요가 많았지만 지난달에는 이런 수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모회사인 GM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는 지난달 내수 및 수출 합계가 4만4957대로 48.5%가 줄었고,법정관리 중인 쌍용차는 판매 총량이 2458대에 머물며 75.7%가 감소했다.

기아차는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달 내수가 6.1% 증가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 회사의 경차 모닝은 지난달 8843대로 작년 동기 대비 6% 정도 감소했지만 1분기 누계 기준으로는 2만3136대가 팔려 아반떼 쏘나타를 제치고 내수 판매 1위 차량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수출은 12.2% 줄어,2월(-9.5%)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