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이달중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판매 조건을 대폭 확대했다. 정부의 세금감면 조치가 시행되는 다음 달 1일 이전 판매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9년 이상 된 노후차량을 팔거나 폐차하고 새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5월1일부터 연말까지 개별소비세 및 취득 · 등록세를 70% 감면해주는 내용의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예고해둔 상태다.

◆신차 할인조건 늘리고

현대자동차는 할인폭이 최대 150만원에 달했던 3월보다도 할인판매 조건을 확대했다. 기아자동차는 1759만~2679만원인 로체의 기본 할인폭을 120만원으로 높였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하비 재고차량은 최대 350만원 깎아준다.

GM대우자동차는 중형 세단인 토스카 프리미엄6의 기본 할인폭을 종전보다 40만원 확대한 100만원으로 책정했다. '2009 희망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경차 마티즈에 대해서도 30만원을 깎아준다. 대형 세단 베리타스의 할인폭은 500만원에 달한다. 르노삼성 SM5와 SM7 할인폭은 최대 179만~229만원에 달한다.

◆노후차 보유고객 지원하고

현대차는 차령 4년 이상(최초 등록일 기준)된 차량 보유자가 자사 신차를 구입할 때 차종별로 10만~30만원을 깎아주는 '노후차량 특별지원 이벤트'를 시작했다. 7년 이상된 차를 보유하고 있으면 20만~50만원을 지원한다. 타사 차량이나 중고차를 매입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준다. 기아차도 노후차 지원행사를 개시했다. 2003년 4월30일 이전에 최초 등록된 차량 보유자를 대상으로 기본할인 외에 별도로 20만~50만원을 깎아준다.

르노삼성은 2002년 12월31일 이전에 등록된 차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난달 1일 이후 매도 또는 폐차한 다음 SM3를 구매할 때 50만원을 추가 할인해준다. 회사 관계자는 "이 달에 SM3를 구매하면 차값의 14%인 최대 21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딜러들은 다음 달 세금감면안 시행에 앞서 '선계약' 조건으로 20만~30만원을 추가로 깎아주고 있다. A사 딜러는 "이달 중 10만원의 계약금만 걸면 정식 계약서 작성 및 차량 출고를 5월1일 이후 처리해 준다"며 "고객 입장에선 세제 및 할인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차종별 고객 선택폭 넓혀

완성차 업체들은 차종별 세부모델을 추가로 출시,고객 선택폭 확대에 나섰다. 현대차는 쏘나타와 제네시스 신모델을 이날 내놓았다. 쏘나타 트랜스폼 스마트 블랙 팩(2253만원)은 기존 N20 트랜스폼 모델에 검정색 가죽시트 등의 사양을 추가하고 최고급 모델에만 적용됐던 버튼 시동장치 및 스마트키 시스템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또 제네시스 BH330 럭셔리 VIP팩 및 BH380 로얄 이상 모델에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 차선이탈 경보장치를 새로 넣었다.

르노삼성은 SM7 프레스티지와 QM5 어드벤처,SM5 택시 프리미엄 블랙 등 세 가지 스페셜 에디션을 동시에 선보였다. SM7 프레스티지에는 전용 17인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됐고,뒷좌석 열선 시트 및 팔걸이가 장착됐다. 당분간 SM7 2.3 RE 기본가격인 3099만원에 팔기로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