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현대경영 100대 기업 조사

불황기에는 최고경영자(CEO) 나이가 연로(年老)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월간 현대경영'이 최근 실시한 `100대 기업 대표이사 프로필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 금융.보험.공기업 제외) CEO의 평균 연령은 58.8세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58.4세였다.

특히 경기가 호황을 누렸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해당 기업 CEO의 평균 연령은 57세였으나 작년부터 58세 대열로 올라간 이후 올해는 더 `늙어진' 셈이다.

호황기에는 젊은 CEO들이 포진해 공격 경영으로 나가는 데 비해 불황기에는 경륜이 풍부한 CEO가 안정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려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고 현대경영은 분석했다.

출생연도별로 58세(1951년생)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61세(1948년생)가 16명, 59세(1950년생)가 15명 등이었다.

40세 미만의 CEO는 한 명도 없었다.

풍산의 류목기 부회장이 75세(1934년생)로 최고령이고, 두산중공업의 박지원 사장이 44세(1965년생)로 가장 젊다.

100대 기업 CEO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25.7년, 대표이사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20.4년이었다.

대표이사에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08년(20.7년)과 2007년(22.3년)에 비해 짧아졌다.

올해 100대 기업 대표이사로 승진 또는 영입된 인물은 모두 22명(15.9%)으로 작년 9명(5.5%)에 비해 크게 늘었다.

현대자동차 양승석(56) 사장, SK네트웍스 이창규(53) 사장, KT 이석채(64) 사장, 삼성전기 박종우(57) 사장, STX팬오션 김대유(57) 사장, 아시아나항공 윤영두(58) 사장 등이 새 인물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8.2세였다.

출신 대학별로 서울대가 41.3%(57명)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가 15.2%(21명)로 연세대(19명)를 앞질렀다.

서울대 출신은 2000년 50% 수준이었다가 해마다 감소세를 보여 2006년 이후 30%대로 점유율이 떨어졌으나 올해 40%대로 재진입했다.

지역은 서울(42명)과 경상도(36명) 출신이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효성의 이상운(57) 부회장과 삼성토탈의 유석렬(59) 사장이 올해의 표준모델로 선정됐다.

이 부회장은 서울 출신에,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섬유공학을 전공하고 1976년에 입사해 33년간 재직하고 있다.

2002년 대표이사에 오르기까지 26년이 걸렸다.

유 사장도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영학을 전공하고 1974년 입사해 35년간 재직중이며, 1997년 대표이사를 하기까지 23년이 걸렸다.

한편 올해 전체 CEO 숫자는 153명으로 작년(181명)에 비해 많이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