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가지 소스와 김치전골 만드는 방법을 이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사진과 설명이 함께 있으니 쉽게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머뭇거리면서)얼마 드리면 되나요?"(음식점 운영 자영업자)

"(웃으며)걱정마세요. 무료입니다. "(최 소장)

지난 27일 울산에서 음식점 메뉴에 대한 컨설팅을 받은 한 자영업자는 '무료'라는 컨설턴트의 대답에 깜짝 놀라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지난 23일 서울 노원구를 시작으로 경기 산본과 강원 춘천시,대구,울산,부산 등으로 이어진 자영업 · 창업 로드쇼는 행사가 진행될수록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찾아가는 무료 컨설팅'을 처음 경험하는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어?'라며 경계심을 보였지만,한경 자영업종합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로부터 전문 상담을 받고난 후에는 "또 언제 오느냐"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컨설턴트들은 평소에는 돈을 받고 해주는 메뉴 전수를 공짜 서비스하거나,예정 시간을 넘기며 늦은밤까지 점포 방문 서비스를 해 호평을 받고 있다.

노원구에서는 행사장에서 '1 대 1'상담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즉석에서 '점포 방문'컨설팅을 부탁하자 김상훈 스타트컨설팅 소장 등 컨설턴트들은 밤 10시까지 일일이 점포를 돌면서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 원장으로부터 7년 전 창업컨설팅을 받은 한 자영업자가 "신문에서 봤다"며 양 원장을 다시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전통찻집을 하라'는 조언을 무시한 채 술집을 열었다가 창업자금을 거의 다 까먹었다"며 "지금이라도 전통찻집을 하면 되겠느냐"고 재차 컨설팅을 요청했다. 이에 양 원장은 "외부 환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 전통찻집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며 진지하게 상담에 응해줬다.

한편 자영업자와 예비창업자들이 털어놓는 사연을 들어보면 불황의 골을 실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춘천에서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하루 매출이 2만~3만원에 불과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대구에서 샌드위치집을 운영하는 두 자매는 "둘이 매달려 한 달에 100만원도 안 남는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부산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40대 주부는 "남편 사업이 부도 나고 주식투자도 실패해 전 재산인 집도 팔고 전세로 옮겼다"며 "자식들의 학비 대기도 힘든 형편"이라고 해 듣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