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입학사정관제 워크숍' 무슨 얘기 나왔나
[기획 - 입학사정관제] "KAIST는 리더십, 이대는 동아리 활동 눈여겨 보겠다"
올해 신입생 300명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포스텍은 1차 면접에서 상위 20%는 합격시키고 하위 20%는 탈락시키며 나머지 60%에 대해서는 2차 면접을 실시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서울대는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되는 학생의 출신 고교에 대해 등급별로 석차가 어떻게 배분돼 있는지, 기숙사나 심화반을 운영하는지, 부모의 직업군과 학력 분포는 어떤지 세밀하게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26일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제주도 KAL호텔에서 개최하는 '대학입학사정관제 사례 발표 워크숍'에 참가한 서울대 등 22개 대학은 그동안 입학사정관 전형을 시범 도입한 성과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담은 자료를 대교협에 제출했다.

KAIST 포스텍 등 올해부터 입학사정관제를 새로 도입하는 대학들은 구체적인 면접 방법까지 제시했다.

어떤 학생 뽑았나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서 최후의 1인, 지식재산 UCC 경진대회 입상자, 판타지 소설 출판 경력자, 자신은 기획력이 우수하다고 강조한 학생, 청각장애인으로 야구부 · 클라리넷 동아리 활동을 한 학생.

지난해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이다.

대학들은 주로 톡톡 튀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했거나 역경을 극복한 사연이 있는 학생, 눈에 띄는 리더십을 보여준 학생들을 선호했다.

한동대학교는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한 대안학교 전형에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L군을 뽑았다.

L군의 성적은 수학이 2~3등급, 국어는 4~5등급 수준이었다.

청각장애로 인해 일본어와 음악 등은 7등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L군은 난청 아동캠프의 보조요원으로 참여하고 난청인 클라리넷 앙상블과 교내 야구부 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장애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한동대는 "L군은 1단계 서류 전형에서 성적이 평균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장애 극복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통과했고, 2단계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특수재능우수자 전형에서 '기획력'이 우수한 경기지역 대안학교 출신 학생을 선발했다.

이 학생은 내신은 평균 4~5등급으로 높지 않았지만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재능을 '기획력'이라 명확히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정의를 스스로 분명하게 제시했다.

시사토론부장으로 활동하고 국제자원봉사 활동 등 관련 활동에서도 기획과 관련된 활동을 질적으로 깊이 있게 했음을 증명했다.

이화여대는 "자신의 재능을 증명해 보이는 능력이 탁월해 인상적이었다"고 선발 이유를 밝혔다.

동국대는 판타지 소설 출판 학생과 골든벨 최후 1인 등을 자기추천전형으로 뽑았다.

동국대는 "학생부 · 서류(자기소개서 · 포트폴리오) · 면접 3가지 중 면접과 서류의 영향력이 90% 정도로 매우 높았고 학생부가 합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올해는 어떻게 뽑나

올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각 대학들은 저마다 서류와 면접 전형의 원칙을 다르게 세우고 있다.

포스텍은 1단계 면접에서 합 · 불합격자 각 20%씩을 확정하고, 나머지 60%에 대해서는 구술면접과 잠재력 평가를 해 합격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면접과 잠재력 평가는 점수화하지 않고 등급으로 표기한다.

도입 첫해 수험생 · 학부모들의 혼란을 감안해 고교생의 모의지원을 받아 회신하는 식으로 입학상담(4월15일~7월15일)도 진행하기로 했다.

KAIST는 약 850명 정원 중 150명을 일반고교생으로 뽑는다.

나머지 학생들은 종전처럼 과학고 위주로 뽑되, 1단계 서류전형에서만 성적을 확인한다.

2단계 면접은 그룹토의 · 개인별 면접 · 개인별 과제발표 3가지를 하루 종일 진행할 계획이다.

한동대는 1단계 서류전형에서 학업능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평가한다.

교사가 학생부에 기록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는 방식이다.

2단계 면접구술고사에서는 표준화된 내용을 물어 학생들의 답변을 비교 판단하고 여기에 개별 질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북대는 학생의 독서 경험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학교는 지난해 리더십우수자전형과 이웃사랑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서 학생들의 독서활동에 대해 자세히 평가했다.

대학 입학 전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어느 정도로 이해했는지를 자세히 물어 학생의 관심사와 적성을 파악한 것이다.

제주=이상은 한국경제신문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