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목기공예 계승자인 김용오씨는 전통은 지키면서 원가를 낮추고 제작기술을 표준화하며 납골함과 같은 신제품을 개발해 옻칠 목기 대중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가 옻칠 공예에 입문한 뒤 처음 내놓은 '은 함유 옻칠 납골함'이 이런 희망을 담은 대표적 작품이다. 2005년 10월부터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에서 각종 실험을 거쳐 이 제품에 대한 의장 · 실용신안 · 디자인 · 상표를 잇따라 출원해 2007년 1월 이들 지식재산권에 대한 등록을 마쳤다. 옻칠에 은 구리 목탄가루 황토 등 12가지 원료를 배합한 특허조성물로 11번 칠해 항균,항습,항취,수맥파 차단,원적외선 발산 등의 기능을 갖추도록 만들어 기존 도자기 옥 금속으로 만든 납골함에 유골을 넣었을 때 벌레나 곰팡이가 스는 문제를 개선한 제품이다.

산소를 조성하는 대신 화장 후 유골을 납골묘에 모시는 장묘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제품의 판매량이 차츰 늘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개당 53만원으로 2006년 이후 대전시 명품브랜드,특허청 발명우수상품 우선구매 추천상품,조달청 우수조달제품 등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찾는 이가 늘고 있다. 김씨는 납골함을 시작으로 '웰빙 식기세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옻칠 공예품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수출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삿포로시는 2004년부터 전통목기와 납골함 등 고려공예의 12개 작품을 시립 상설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이후 일본에서 소량이지만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대전 · 충남권 인근의 중소기업 사장들이 지난 2년 새 일본 바이어에 대한 선물로 고려공예의 옻칠 식기세트를 수억원어치 구입,힘을 얻기도 했다.

김씨는 제작 원가와 기간을 줄이기 위해 공정을 자동화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비 내리는 무더운 날처럼 상대습도 65도,실내온도 28~30도 안팎에서 옻칠을 말리는 바람에 건조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2005년 자체 제작한 항온항습형 건조기로 건조기간을 단축했다.

마지막 꿈은 전통목공예전시관을 만들고 부친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공장이 고속도로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데다 지난해 애장품이 다수 불타 정부와 지자체가 전시관 건립을 지원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부친이 옻칠은 물론 목공예 기술까지 뛰어나기 때문에 당장 문화재가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