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30원 이상 폭락하는 등 최근 4거래일 동안 82원이 급락, 1330원대로 주저앉았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공세 속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만큼 환율이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미국 부동산 경기가 차츰 회복되고 있고 각국의 구제금융 정책들이 서서히 효과를 내면서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글로벌 달러 매입 공세가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어쨋든 원달러 환율 지지선인 1370원선과 1340원선이 잇따라 붕괴된 만큼 새로운 지지선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월말 결제 수요로 인해 추가 하락 폭은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흘간 82원 폭락…1330.5원 마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2.5원이 폭락한 1330.5원으로 마감됐다. 이같은 환율 레벨은 지난 1월 7일 연중 최저치인 1292.5원 이후 11주만에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 등 대외적인 여건이 이제는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우호적인 가운데 이날도 밤사이 뉴욕 증시가 경제 지표 호재들에 힘입어 상승한데 이어 국내 증시도 장중 상승세로 올라서며 환율의 하락 요인이 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이후 나흘간 무려 82원이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의 최근 하락세는 미국 경제계가 1조 달러 투입 금융부실자산 인수안에 빠르게 안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미국 경제계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불안심리로 인한 안전자산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닷새째 상승세를 보이는 등 환율 하락을 유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코스피 시장에서 8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아울러 포스코가 해외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달러가 조만간 본격적으로 환전돼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달러 매각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급등에 따른 급락일뿐…추가하락 견제도 만만치 않아
하지만 원달러 하락 과도에 따른 견제 심리가 언제 등장하는가에 달려있을 뿐, 반등세가 오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월말이라는 상황 속에서 결제 수요가 쏟아질 가능성도 높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달 투자심리 위축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만큼 반락 폭도 컸던 것"이라며 "저점 매매수와 결제 수요 등이 대기하고 있어 추가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330원까지 급락했지만 연중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1300원선과 연중 최저치인 1290원선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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