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경영'이란 말이 있다. 고객과 기업을 전화 한 통화로 연결하는 콜센터는 단순히 불평이나 불만을 처리하는 창구가 아니라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경영의 무기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등 오프라인을 통한 상거래가 증가하고 대고객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콜센터의 품질은 점점 더 전문화,고급화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5일 이처럼 급변하는 콜센터의 서비스 품질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해 '2009년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콜센터 부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여섯 번째를 맞는 이 조사는 국내 31개 산업군,179개 업체의 콜센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25개 산업군,154개 기업 콜센터)보다 조사 업체 수가 25곳 증가했다. 각 콜센터마다 3분기에 걸쳐 총 90회의 평가가 이뤄졌다. 조사는 사전교육을 받은 전문 모니터 요원이 오전 점심 오후 시간대별,요일별(주말 제외)로 고객 입장에서 콜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올해 조사 결과 콜센터 서비스 지수는 지난해와 동일한 평균 89점으로 불황 속에서도 기업들이 고객을 대하는 최접점인 콜센터의 서비스 품질 관리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철 KMAC C&C(contact&communication) 센터장은 "콜센터는 기업의 대표 이미지이자 기업경영의 핵심"이라며 "기업이 고객을 접하는 방식이 대면채널에서 비대면채널로 변해가고 있는 만큼 콜센터를 통해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 은행 3년 연속 '일등'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은행이 최고 점수인 93점을 받아 3년 연속 콜센터 서비스 최우수 산업으로 손꼽혔다. 자동차와 은행은 고객의 불만 사항을 실시간으로 해결해 줘야 하는 업무가 대부분인 만큼 콜센터 서비스의 품질 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 서점 보안경비산업은 올해도 높은 점수를 얻어 콜센터 산업의 서비스 품질을 이끌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검색포털 · 홈쇼핑 큰 폭 하락

작년 조사에서 9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던 검색 · 포털사이트와 90점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던 홈쇼핑은 각각 90점과 88점을 받아 산업군별 성적이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8개 기관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던 공공 · 행정부문은 작년과 달리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과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등 3개로 나눠 콜센터 품질 조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간신히 평균 점수(89점)에 턱걸이했던 공공기관은 전년 대비 1점 상승한 90점을 기록하며 안정권에 진입했고,지방자치단체는 올해 처음으로 단독 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90점의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 90점 이상 우수콜센터

KMAC는 KSQI 조사에서 90점 이상을 기록한 기업들을 '한국의 우수 콜센터'로 선정했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 및 기관 179개 중 KSQI가 90점을 넘은 곳은 95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콜센터는 61개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조사를 시작한 2004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90점 이상을 유지한 기업은 총 14개다. 이 중 10개는 금융,나머지 4개는 자동차산업에 속해 금융과 자동차가 한국의 콜센터 서비스 품질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콜센터를 통한 판매와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인터넷마켓플레이스(87점) 여행사(86점) 택배(85점) 피자전문점(84점) 등은 하위권으로 나타났고,올해 처음 조사한 병원(80점)은 가장 점수가 낮게 평가돼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