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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권수 ㈜덕산종합건설(www.duksanbest.co.kr) 회장은 1000억원대의 화의채권을 모두 변제하고 나자 홀가분함과 성취감이 물밀듯 밀려왔다. 임직원들의 땀과 눈물로 얼룩졌던 지난 5년간의 세월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는 2003년 화의를 '조기 졸업'하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1998년 IMF 고개를 넘지 못하고 화의를 신청한 지 꼭 5년 만이었다.

이전까지 경남 케이블TV,덕산항공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잘 나가던' 회사는 외환 위기의 파고에 휩쓸려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1983년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위기였다.

임대아파트 시공사의 주택건설기금 지원 문제 등 이중고로 골머리도 썩었다. 1997년 착공에 들어간 1566세대의 거제2차 덕산 베스트타운은 2002년 1월이 돼서야 준공을 마칠 정도로 한동안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고 회장은 실패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분석을 통해 시장성이 있는 곳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짓는 등 보수적 운용방식을 고수하며 위험요소를 줄여갔다. 법인을 세우기 전부터 경남 거제시 일대에서 단독주택 및 아파트 공사를 맡으며 건설업체들로부터 쌓아온 신뢰,그리고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는 회생 노력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를 통해 3078세대 거제1 · 2차 덕산 베스트타운의 분양대금,900세대 옥포5차 덕산타운 매각대금,316세대 창원 덕산 베스트텔 분양대금을 차곡차곡 모아 화의채권을 갚아 나갈 수 있었다.

고 회장은 "기업 경영자는 역경을 순경으로,위기를 기회로,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꾸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IMF 때 이미 비싼 수업료를 내며 교훈을 얻은 덕분에 최근의 경기불황에도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는 자신감과 배짱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올초 '덕산도약 선포식'에서 "2009년을 도약의 해로 정하고 매출목표 1000억원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급공사를 타깃으로 한 틈새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참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영업팀을 보강했다. 고 회장은 "2013년에는 자체사업과 관급공사의 비중을 50 대 50까지 끌어올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총 1104세대의 '덕산 아내' 1차 · 2차 아파트 분양을 개시한 이 회사는 올해도 다양한 자체사업 실행을 앞두고 있다. 경남 사천시 용현면에 500여세대 임대아파트 신축,창원시 북면에 800여 세대 분양아파트 착공 등의 계획이 그것.

고 회장은 현장소장과 함께 직접 아파트 공사현장을 돌며 공사 진척 상황을 체크하는 '능동형 CEO'다. "직원들에게 '우리 상품이 고객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는 그는 "고객중심경영으로 명품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 우리 기업의 지상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