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뇌자극장치보다는 훨씬 간편하고 돈이 적게 드는 척수자극장치가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법으로 개발됐다고 AFP 등이 19일 보도했다.

미국 듀크 대학 메디컬센터의 미겔 니코렐리스 박사는 촉각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주요 통로로 척수의 바깥을 구성하는 척주(脊柱)에 전기자극을 가해 파킨슨병의 특징적 증상인 몸떨림과 근육경직을 완화시키는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니코렐리스 박사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차단시켜 파킨슨병을 유발시킨 쥐들에 이 장치를 통해 전기자극을 가하자 평균 3.35초 안에 정상 쥐들처럼 활발히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척수자극장치가 심어진 파킨슨병 쥐들은 도파민이 투여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성이 26배나 높아졌다.

도파민을 투여하는 경우는 이 장치가 심어지지 않은 상태보다 투여량을 2.5배 줄여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이 장치는 종이처럼 얇은 두 개의 탐침을 척주에 심고 이를 체외의 휴대용 발전기와 연결시킨 것이다.

이 발전기를 피부 밑에 삽입할 수도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결핍으로 발생하는 중추신경계질환으로 합성도파민인 레바도파(L-Dopa)로 증세를 가라앉힐 수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효과가 떨어져 결국에는 뇌심부자극장치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뇌 깊숙한 곳에 전극을 심는 뇌심부자극장치에 비해 척수자극장치는 훨씬 쉽고 값도 싸며 레바도파와 함께 사용할 경우 약효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니코렐리스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영장류 실험을 거쳐 내년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3월20일자)에 발표되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