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그동안 극한 노노 갈등을 빚어온 공장 간 일감 나누기에 전향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공장 노조원들의 반대로 진전이 없던 회사와의 생산유연화 협의가 타협점을 찾게 될지 주목된다.

윤해모 현대차 지부장은 19일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물량나누기(공장 간 일감 나누기),장기적으로는 다차종 생산체제(한 생산라인에서 여러 가지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생산)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는 울산 3공장에서 생산하는 아반떼를 울산 2공장에서도 공동 생산하고 울산 5공장에는 투싼 후속,아산공장에는 쏘나타 후속,울산 1공장에는 베르나 후속 차량과 새로운 신차종 투입 등을 회사에 요구하기로 했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공장별 물량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지부장은 아울러 "세계 경제위기로 내수와 수출이 축소되면서 국내 공장의 물량 문제는 임금 문제를 넘어 고용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노조는 더 이상 물량 문제로 노조 내부가 갈등에 휩싸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공장의 아반떼 물량을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조의 일감 나누기는 그동안 일감이 넘치는 3공장과 생산물량이 없는 다른 공장 간 입장차이로 인해 심각한 노노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노조 지도부는 3공장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임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동 생산한다는 전제를 달고 3공장 노조대표 측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 주께는 물량 문제 해결의 가닥이 잡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담화문 발표가 노사 상생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지부장의 입장 표명이 3공장 노조 대의원들을 압박하는 카드가 되겠지만,노노 간 합의에 이어 노사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