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이 17일 이사회를 열고 김은선(51)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함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에서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여성 CEO 선임은 지난 1957년 보령약국으로 문을 연 보령제약으로서도 처음이지만 주요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도 최초다.

또 이날로 창업주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물러남에 따라 보령제약이 본격적인 2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김은선 신임대표는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장녀로 지난 1986년부터 회사의 여러 부처를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지난 2000년 보령제약 사장을 거쳐 2001년부터 보령제약그룹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였으며 지난 1월 보령제약 회장에 취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여성인 김 대표가 보수적인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실제로 지난 2005년 그룹의 혁신활동인 '이노 비알(inno-BR)'을 주도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제약업계는 전사적 혁신활동.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으로 회사 안팎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산업계에 비해 변화와 혁신에 조심스러운 편"이라며 "사내 혁신을 주도했던 김 회장이 회사를 대표하게 됨에 따라 보령제약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또 12-13위권으로 떨어진 업계순위를 도약시켜 과거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무거운 짐도 짊어지고 있다.

보령제약은 한 때 업계 상위 5위권에 들었으나 최근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한편 김승호 그룹회장의 2세 가운데 김은선 대표 외에 4녀 김은정(40) 보령메디앙스 부회장이 그룹 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