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와인 소비가 줄자 어렵기만 하던 와인 라벨이 '친절'하게 바뀌고 있다.

와인 라벨에 전문가의 테이스팅 노트,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적정 서빙온도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칠레 같은 신대륙 와인은 물론 스페인 이탈리아 와인에다 라벨이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도 이런 변화가 엿보인다.

보르도산 '마스카롱 피스켕 셍테밀리옹'은 올해부터 뒷면 라벨에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오베르주 드 릴'의 수석 소믈리에(세르주 둡스)의 사진과 맛과 향에 관한 테이스팅 노트를 담았다.

또 앞면 라벨에 이례적으로 포도 품종까지 표기했다. 보르도 와인은 포도 품종이나 테이스팅 노트를 명기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같은 보르도산 '지네스테 보르도 레드'도 뒷면에 와인 향과 음식 매칭,적정 서빙 온도를 한글과 그림으로 표기했다.

스페인산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는 뒷면 라벨에 와이너리와 블렌딩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다.

와인 수입업체 나라식품은 이탈리아산 '라 젤라 로쏘 디 몬탈치노' 등 11종의 와인 라벨에 포도품종,아로마,추천음식,당도 등을 한글로 써넣었다. 나라식품은 이를 단계적으로 모든 와인에 확대할 계획이다.

칠레산 '트리오 카베르네 소비뇽'은 라벨에 파스타,치즈 등 어울리는 음식을 그려놓았다. 아르헨티나산 '싱글 빈야드 말백'은 빈야드(포도원)에 따라 매년 라벨이 바뀌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자 올해부터 라벨을 통일하고 뒷면에 와인 설명을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