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에 들어간지 10년 이상된 장수펀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9년 '바이코리아' 열풍 속에 탄생한 펀드들이 이제 10살이 된 것이다.

이들 장수펀드는 수익률에서도 벤치마크(비교대상) 수익률은 물론 다른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투자 수익을 크게 앞서며 장기투자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15일 펀드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1'과 '푸르덴셜나폴레옹주식1-1'이 설정 10년을 지나면서 10년 이상된 국내 주식형펀드(10억원이상)는 총 13개로 늘어났다.

국내 최초 투자신탁상품(펀드)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을 운용하는 하나UBS자산운용이 6개의 장수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푸르덴셜자산운용 4개, 플랭클린템플턴투신 2개, 삼성투신운용 1개 등이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화려한 편이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의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주식형5'는 1999년1월11일 설정된 후 12일 현재 300.76%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 벤치마크지수인 코스피지수 상승률(80.16%)보다 무려 2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특히 자산 규모가 3017억원으로 10년이상 된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1'도 206.10%의 수익률로, 벤치마크 대비 100%가량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전체 13개 펀드 중 9개 펀드가 설정일 이후 200% 이상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장기투자펀드들의 성과가 좋은 건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의 교체에도 불구,펀드 특성을 살리는 쪽으로 운용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재룡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장수펀드들은 시장의 스타일이 가치주 중심인지 성장주 중심인지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며 " 1~2년 단기투자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비교하는 데도 1년에 최소 2% 이상 초과 수익을 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는 배당락되는 반면 펀드에는 배당금이 매년 들어와 수익률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