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순이었다. 제주도가 친정인 한 고객이 자신의 보험 가입 내용에 대한 분석을 의뢰해왔다.

보험 가입 내역을 살펴보니 매월 내는 보험료는 많았지만 중복 보장이 많아 보장자산의 규모는 고객의 예상보다 턱없이 적었다. 그래서 중복 보장을 줄이는 대신 보장 규모는 늘리는 방향으로 재설계를 해드렸다.

감동을 받은 그 고객은 친정 식구에 대한 보험 리모델링도 부탁해왔다. 8명의 보험 납입증서를 메일로 보내온 것이다. 문제는 8명이 모두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개개인의 보험에 대한 분석을 일주일 만에 마친 필자는 노트북과 프린터를 들고 제주도로 날아갔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두고 8명과 함께 보장 분석 내용을 보여주며 계약까지 마무리했다. 소요시간은 하루에 불과했다.

보험 영업은 전통적으로 대면 영업으로 이뤄져 왔다. 고객의 소개부터 보장 분석,가입 설계,청약,계약 등 예닐곱 번에 걸쳐 고객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분석→설계→청약→체결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평촌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필자가 제주도에 가서 하루 만에 계약을 마무리한 것은 모바일 시스템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모바일 시스템은 설계사가 고속 무선모뎀을 장착한 노트북과 휴대용 프린터를 통해 고객과 함께 고객 정보 동의 확보,보장 분석,가입 설계 및 청약 등을 현장에서 끝내는 방식이다.

백지를 꺼내들고 연필로 그려가며 생애보장을 설계하던 방식이 노트북에 고객이 보장을 원하는 수치만 입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고객들도 편리해한다. 컴퓨터를 통해 자신의 보험 가입 내역을 들여다보면서 보장이 적절한지,중복 가입은 없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각 보험사의 모바일 시스템 활성화로 여러 명의 설계사에게서 신속하게 자신의 보험 가입 내역 분석을 받아볼 수 있다.

매월 적지 않게 나가는 보험료를 자신에게 맞게 설계해주는 설계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 영업은 고객만족 경영을 구현하는 또 다른 수단이다.

모바일 영업은 보험 영업의 투명성도 높인다. 설계사가 수수료만을 위해 보험 가입을 권유했는지,아니면 고객 입장에서 가입을 권했는지를 노트북 화면상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에는 공인인증서를 통해 전자청약 시스템에 접속,본인 확인을 마치면 설계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됐다.

삼성생명은 올해 4만여 설계사 중 절반 정도인 2만여명을 디지털 FC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노트북 한 대가 보험 영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고객들이 보험업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지도 체험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