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위기는 더 큰 성장을 위한 진통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GM과 GE는 100년 전인 1900년을 전후해 태어났다.

당시 미국은 그야말로 대혼돈 속에 있었다.

남북전쟁의 앙금이 남아 남과 북의 대립도 여전했다.

10년마다 경제공황이 찾아오면서 경제적인 피폐감은 사람들의 피부 속 깊이 파고 들었다.

전기와 기차 자동차 등이 잇달아 발명되면서 그때까지 미국 경제를 주름잡던 마차 업체나 램프 업체 등 전통 산업은 순식간에 파멸로 내몰리기도 했다.

투자가들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으며 철도 업종의 과잉 투기 등에 따른 금융위기도 촉발됐다.

이러한 대위기, 대혼란 속에서 지난 20세기 전체를 통틀어 세계 제조업의 제왕이요 대표주자였던 GE와 GM이 탄생했던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위기는 새로운 이념과 새로운 사조,새로운 경제를 일궈냈다.

위기는 기성세대들에게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왔지만 새로운 세대에는 둘도 없는 기회로 다가왔다.

1000년 제국인 로마가 멸망한 것은 역설적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국가의 기틀을 잡는 모티브가 됐다.

중세 사회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아갔던 흑사병과 십자군 전쟁은 역설적으로 문예부흥기인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큰 위기 뒤에는 항상 새로운 시대가 준비되었던 역사적 경험에서 나온 말이지 단순히 입발린 위로의 말은 아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오직 위기만이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얘기했다.

물론 위기가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는 않는다.

통찰력과 투지가 있는 이들에게만 위기는 기회가 되어 다가온다.

생글 독자들보다 불과 스무살 남짓 많은 지금의 30대 후반 40대 초반 중 남보다 일찍 눈을 뜬 사람들은 1997년 금융위기 속에서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세상을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들은 현재 국내 경제를 뒷받침하는 포털업체 NHN이나 온라인 쇼핑업체인 인터파크 등을 만들기도 했다.

독자 여러분은 전 세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걱정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은 여러분만이 가진 특권이 될 수도 있다.

여러분 앞에 무한한 가능성과 비전이 놓여 있는 것이다.

위기가 닥치고 기존의 질서가 무너진 곳에서 영웅이 떠오른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류의 도전과 응전을 강조했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위기를 유용할 줄 아는 인간만이 진정한 승자"라고 얘기했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이 결코 아니다.

여러분 앞에 놓여 있는 미래를 상상해 보라.

위기는 불안을 동반하지만 동시에 미지의 번영을 안겨주는 것일 수도 있다.

겁내지 말고 달려가자.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