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인 보험사들이 다음달 회계연도상 새해 첫달을 맞아 보험료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상품 손질을 준비 중이다.

변액보험 사업비 공시 등 제도 변경도 잇따른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다음달부터 예정이율을 낮추고 손해율을 반영해서 실손 의료보험료를 한자릿 수 인상하고 각종 한도를 낮출 계획이며 2009년도 차량 모델별 등급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도 조정한다.

생보사들은 경험생명표 교체, 현금흐름 방식 보험료 산출, 예정이율 인하 등 큰 변화가 따르는 조치들은 10월께 보험업법 개정 등에 맞춰 적용하고 다음달에는 미세 조정만 하기로 했다.

◇실손 의료보험 보험료 인상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등 주요 손보사들은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정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손 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손해율 상승까지 반영해서 보험료를 6∼1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또 실손 의료보험의 입원의료비 한도를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낮추고 통원의료비는 하루 30만원이나 50만원 한도에서 20만원 한도로 내릴 예정이다.

통원 의료비 공제금액의 경우 5천원에서 1만 원으로 올려 본인 부담을 높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다음달부터 차종별로 EF쏘나타, 오피러스, 제네시스, 카니발 등은 보험료가 최고 4% 오르는 반면 아반떼XD, 뉴마티즈, 뉴SM5 등은 내려간다.

보험개발원이 자차보험료 산정에 기준이 되는 '차량 모델별 등급'을 조정한데 따른 것으로 33개 차종, 290만1천대는 1년 전에 비해 보험료가 인하되지만 66개 차종, 298만8천대는 올라간다.

교특법 폐지에 따라 중과실이 아닌 중상해 사고도 기소될 수 있게 되면서 형사합의금을 보장하는 자동차보험 특약이나 운전자 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는 상품이 출시되지 않았다.

◇생보 상품 가을에 큰 변화
생보업계는 큰 변화를 가져올 보험업법 개정안이 확정되는데 맞춰 한꺼번에 조정할 계획이어서 손보업계와 달리 예정이율 변동도 없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료 산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험생명표는 통상 4월에 교체되지만 올해는 10월 무렵에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것을 반영한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 연금보험료는 오르고 종신보험료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위험료 산출 및 적용에 관한 모범규준에 따라 각 생보사는 자체 경험위험율을 반영해 사망 보험금을 산출하도록 권장되는데 이 또한 경험생명표가 나온 뒤에야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달부터는 변액연금 등 변액보험 가입시에 상품설명서에 개인별 사업비와 판매.운용 수수료를 정리한 수수료안내표가 첨부된다.

◇보험 제도 변화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위험기준자기자본(RBC) 제도도 오는 4월에 도입되지만 최근 금융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의무화는 유예됐다.

RBC제도는 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를 정교하게 측정한 뒤 그에 맞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게 하는 제도다.

또 10월께 생보업계 경험생명표 교체 등에 맞춰 보험료 산출체계가 미래현금 흐름의 변동성과 종합손익을 고려한 '현금흐름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예정위험률과 예정이자율, 예정사업비율 등 예정기초율에 근거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