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창립기념 저가공세…일부 품목 매출 100배
이마트·롯데마트도 방어 안간힘


불황에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계의 `박리다매(薄利多賣)'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창립 기념행사로 일부 품목을 파격가로 제시해 매출이 이전보다 100배 이상 오르는 `믿기 어려운' 실적을 올렸다.

이에 맞서 이마트·롯데마트도 할인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10주 동안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행사 첫 주에 PB(자체상표)라면, 화장지 24롤, 남성 트렁크 팬티, 갈치 등의 평균 매출이 전주보다 100배 이상 뛰어올랐다.

특히 홈플러스 PB라면은 행사 전주인 2월 말에는 1봉지에 460원이던 상품을 50% 할인된 230원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무려 200배로 올랐다고 홈플러스는 전했다.

판매량으로는 전주 닷새 동안 1만8천 봉지 판매되던 상품이 행사 시작 후 10일 정오까지 190만 봉지나 팔렸다.

이 PB라면 매출이 평소에 저조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행사 실적은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가격혜택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홈플러스는 풀이했다.

영등포점에서 라면은 행사 시작일인 5일 네 시간 만에, 주말에는 오전 중에 물량이 소진돼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또 상암동 월드컵점에서도 화장지가 주말에 문을 연 지 2시간도 안 돼 다 팔려 다른 점포에서 가져다 판매하기도 했다고 홈플러스는 전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행사를 위해 상품 마진을 줄이고 가격 인하 폭을 확대했다.

대형마트 업계 처음으로 12쪽짜리 행사 전단을 발행하는 한편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킨 광고까지 제작하는 등 대규모 물량 공세를 펼쳤다.

이런 점을 참작하면 매출이 아무리 올랐어도 회사 측이 얻게 되는 이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작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이 -1~-2%였던 상황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10%p 정도는 매출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리고, 영업이익도 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홈플러스는 예상했다.

홈플러스의 이런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경쟁사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할인행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5일부터 `신세계포인트카드 탄생 3주년 기념 할인 대축제'를 여는 가운데, 9일까지 5일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신장했다.

특히 한 봉지에 990원짜리 채소가 출시되면서 야채류 매출이 11.6%(이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신장했으며, 특히 최근 가격이 치솟은 양파 90.7%, 감자는 46.5%가량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도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하는 `반값의 행복'행사에서 정상가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한 삼겹살(100g당 980원) 매출이 전주 대비 500% 늘었다.

정상가보다 30%가량 싼값에 판매한 `마미손고무장갑(1천 원)'은 400%(이하 전주 대비) 증가했다.

또 정상가의 절반 수준으로 할인 판매한 `봉지굴' 매출이 250%, 정상가보다 20% 정도 싸게 판매한 `아침의계란(15입 2천980원)'이 388%가량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이익은 최대한 낮추더라도 일단을 매출을 올리려고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를 쏟아내는 상황"이라며 "그렇지만 소비자들도 웬만한 혜택에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생필품 중심으로 혜택을 늘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