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신차 출시를 잇따라 예고하면서 최근 차종별 판매에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구형'이 될 모델들은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도 판매가 줄고 있는 반면 경쟁 차종들은 반사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후속 모델이 나오는 GM대우 마티즈는 지난 2월 판매량이 1천442대에 그쳤다.

전월인 올해 1월보다 14.3% 판매량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지난달 같은 경차인 기아차 모닝은 전월에 비해 20.2%가 증가한 7천803대가 팔렸다.

마티즈의 후속 모델이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경차 수요가 모닝 쪽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중형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다음 달 신차가 출시되는 기아차 중형 SUV '쏘렌토'는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453대에 머물렀다.

올해 1월에 비해 할인금액을 200만원 더 늘려 300만원까지 차 값을 깎아줬는데도 판매량은 오히려 15.5% 줄었다.

이에 비해 할인액을 150만원으로 유지한 현대차 동급 SUV 싼타페는 지난달 3천430대가 팔려 전월대비 내수 판매실적이 26.5% 증가했다.

올해 여름 확 바뀐 모델이 나오는 쏘나타도 최근 판매가 주춤했다.

지난달에 7천693대가 팔려 올해 1월보다 16.3%가량 많이 팔렸지만 작년 같은 달에 비하면 24.8% 덜 팔린 실적이다.

쏘나타의 판매가 둔화하는 사이 기아차의 동급 세단인 로체 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천753대가 판매됐다.

올해 1월보다 45.8%, 작년 2월에 비하면 74.6%나 판매량이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종을 앞두고 있거나 새 모델로 교체되는 차종은 할인 폭이 크더라도 '신차 대기수요'가 발생해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신차 출시 시점까지의 공백 기간에 경쟁 차종이 잘 팔리는 효과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