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준비를 위해 9일 이마트 용산역점에 들른 주부 박우정씨는 원산지를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으레 국산이라 생각했던 '유동 골뱅이'(영국 · 아일랜드산),'이마트후레쉬 냉동주꾸미'(베트남산)에다 동네 가게에서 산 닭다리(미국산),닭날개(브라질산)까지 알고 보니 모두 수입산이었던 것.박씨는 "중국산 말고도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온 식품까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먹거리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식당에선 여전히 값싼 중국산 김치가 판을 치고 사시사철 수입 과일들이 들어와 제철 과일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26개국에서 4175만t의 식품이 수입됐으며 수입량은 매년 5% 이상 증가세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골뱅이는 수입 의존도가 99%에 이른다. 골뱅이는 지난해 세계 소비량(4700t)의 약 90%(4187t)가 국내로 수입됐다. 영국(2266t) 아일랜드(1012t) 캐나다(754t)가 주 수입국이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유동 골뱅이의 윤성만 본부장은 "1990년대 이후 동해안에서 골뱅이가 거의 사라져 ㎏당 800원대이던 구입 가격이 3600원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닭고기 수입량도 지난해 7만125t으로 전년(6만30t)보다 16.8% 늘었다. 국내 닭고기 생산량(36만7000t)의 5분의 1에 해당하며 미국산(48.6%)과 브라질산(29.9%)이 거의 80%를 차지한다. 부위별로 냉동 상태로 들여오는 수입산 닭이 영세 치킨점 등에서 국산으로 둔갑되는 경우도 있다. 최용삼 마니커 홍보팀장은 "미국 브라질에서 들여온 닭다리 · 날개는 대부분 국내 영세 치킨집 등으로 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