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유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BMW 등 독일 최고급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한국산 부품구매에 나서고 있다. 국산 부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데다,현대자동차 등 국산차의 성장으로 부품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한 게 배경이다.

BMW그룹의 헤르베르트 디이스 구매담당 총괄 사장은 지난 2일부터 현대모비스 등 부품업체들을 방문해 기술 및 제조 현황을 둘러본 뒤 5일 출국했다.

BMW그룹의 이사회 멤버인 디이스 사장은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본사 임원 중 최고위급 인사다.

그가 이번에 부품구매 협의를 진행한 업체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카를 위한 고효율 배터리를 생산하는 대기업 등 15개에 달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선 한국산 부품의 기술력이 높은 반면,환율 변동으로 제품 단가가 크게 저렴해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과거 저부가 2차 부품을 한국에서 구매한 적은 있지만,본사가 직접 핵심 부품 구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산하에 두고 있는 다임러그룹의 한국법인 다임러오토모티브 코리아(DAK)도 올해 한국산 부품 구매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다임러 그룹의 비용절감 및 부품 구매 다원화 정책과 맞아떨어진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트럭 등 상용차 부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한국산 부품 구매를 확대하기 위해 구매담당 직원을 폭스바겐 코리아에 파견했다.

이 직원은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산하 아우디 부품 구매도 담당한다. 폭스바겐은 작년까지 한국에서 연 3000만달러 안팎의 부품을 구매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산 부품구매 확대는 본사 차원에서 효과적인 비용절감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