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은 목 앞쪽에 나비 모양으로 있으며 무게는 15~20g 정도에 불과한 소기관이지만 산소 소모 및 열 생산 등 기초대사에 관여하는 막중한 역할을 한다.

최근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면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갑상선결절 등으로 진단된 사람도 급증하는 실정이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에 생긴 작은 매듭이나 혹 같은 덩어리를 말한다. 결절의 유병률은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데 30~59세 여자의 6.4%,남자의 1.5%에서 나타난다.

갑상선질환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우연찮게 초음파를 시행했다가 결절이 발견되는 경우가 19~46%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사후에 무작위로 부검했더니 무려 절반가량에서 결절이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결절은 일반적으로 1㎝ 이상 되면 손으로 만져진다. 선종성 갑상선종,갑상선 선종,갑상선 낭종(주머니 모양의 독립된 종양),갑상선암,국소적인 갑상선염 등이 원인으로 결절의 약 5%만 갑상선암이다.

결절의 크기가 갑자기 커졌거나,결절이 주위조직과 유착돼 있거나,결절과 같은 쪽의 목 임파절이 만져지면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높다.

또 결절이 매우 크고 딱딱하거나,성대마비나 목소리 변화가 오거나,갑상선 수질암의 가족력이 있거나,20세 이전 혹은 60세 이후에 단일한 결절이 나타났거나,목 부위에 방사선을 쬐거나,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하는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도 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암에 걸렸는지 여부를 감별하려면 주사로 갑상선조직을 뽑아내는 미세침 흡인검사를 하고 조직검사 후 양성 또는 악성 여부를 판별한다.

악성일 가능성이 있으면 수술을 시행한다. 양성일 확률이 높을 경우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한다. 추출한 조직이 녹아 사라졌다면 낭종일 가능성이 높다. 낭종 역시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재발하면 다시 미세침 흡인검사를 시행하며 여러 차례 재발하면 낭종을 포함한 갑상선조직의 절반 정도를 제거하는 수술을 할 필요가 있다.

덩어리가 너무 커서 보기에 좋지 않거나,악성 · 양성 여부에 상관없이 암으로 진행될까 우려된다면 전문의는 결절 전체를 제거해 현미경으로 조직검사를 하고 모든 의문을 한꺼번에 푸는 방안을 환자에게 제안할 수 있다.

갑상선질환 중 가장 많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개 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생성돼 나타난다. 혈액속에 갑상선 호르몬이 넘쳐 말초조직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갑상선중독증'이라고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얇고 넓게 퍼진 갑상선종이 동반된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눈이 튀어나오고 피부가려움증과 발진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전 인구의 1~2%에서,20~50세 연령층에서 주로 일어나고 여자 환자가 남자보다 4~10배 많다.

증상은 피로감,전신쇠약,신경과민,감정불안,불면,손 떨림,잦은 배변,땀 분비 증가,더위를 참지 못함 등이 나타난다. 호흡곤란이나 심장박동 증가도 일어나 노인에게는 협심증과 심부전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은 신경과민을 보이지만 노인은 반대로 우울증,무기력,무표정,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나므로 판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약물 · 수술 · 방사선 등을 동원한 치료를 환자에 맞게 적용한다. 방치하면 큰 문제를 야기하므로 반드시 혈액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약물의 부작용이 강한 편이고 통상 약물치료를 잘해도 약 70%에서 재발되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말초조직의 대사가 저하된 상태이다. 초기엔 피곤함이나 무력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만 나타나므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한참 진행되면 언어 및 사고능력이 둔해지고 전신적인 근육통과 변비가 생긴다. 또 추위를 잘 타고 머리카락과 피부가 거칠어지며 부종 등이 생긴다. 혈액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낮으면 호르몬을 투여한다.

갑상선질환은 자가면역질환적인 요인이 크다. 자기 몸의 일부가 갑상선항체를 자극하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염, 갑상선종양을 일으킨다.

산모가 임신하면 이물질로 간주되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일시적으로 호전되지만,출산 후에는 항체가 활성화돼 '산후 갑상선염'이 나타나는 것도 자가면역질환의 전형적 특성을 보여준다.

갑상선질환이 있어도 임신 등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고 음식을 가릴 필요도 없다. 편하게 마음먹고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도록 하자.